겁먹지 말고 그냥 업로드하기.
오늘도 글을 올리지 않으면 나는 진짜 ----다. 그동안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쓴 것도 아니다. 주제를 여러 가지 떠올렸다. 시리즈로 올릴만한 주제를 여러 가지 떠올렸고 실행에도 옮겼다.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글을 쓰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글을 다시 봤고, 어딘가 어설프고 엉성하고 애매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글 초반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문장구조를 바꿔봤고, 스토리를 다시 생각해 봤고, 쓸 주제를 다시 잡았다. 음, 이건 올릴 수가 없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내일 마무리 짓기로 하고 그대로 창을 닫았다.
다음날에는 어떤 바쁜 일이 생겨서, 약속이 있어서 한동안 글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쓰던 글을 다시 봤을 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바꾸어야 할 것 같았다. 결국 전체적인 구성을 뒤엎고 다시 시작이다. 글을 쓰는 데에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결과물은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기승전결에서 ‘기‘만 있다. 좀처럼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노력을 한 것에 대한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인간은 금방 질린다. 그렇게 글에 질렸고, 성과가 나는 일에만 집중했다. 지금 당장 이 일을 처리하면 다이어리에 밑줄을 하나 그을 수 있고, 지금 당장 카톡에 답장을 하면 1이 사라지고 나중에 할 일이 줄어든다. 그렇게 글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이유를 붙여가며 다른 일들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왔다.
현재시각, 12월 28일 목요일 새벽 1시. 사실 아직 한 시 안 되었다. 그런데 10분도 남지 않았기에 그냥 그렇다고 치자.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오늘‘ 무조건 글 한편 올린다고 12월 27일 오전에 선언했다. 그러면 지금이 12월 28일 목요일이라면 이미 약속된 시각이 지난 것이 아니던가?라고 말하며 그냥 잠자리에 들 수도 있었지만 원래 잠에 들기 전까지는 그냥 ‘오늘’에 포함이다. 그냥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 마감이 정확하게 있는 일이 아니니까. 내가 정한 기준이니까 그냥 그렇다고 치자.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다. 그래서 이것도 찔끔, 저것도 찔끔하는 중이다. 솔직히 찔끔거려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도 없지 않은가. 제대로 된 결과를 위해서는 제대로 일에 매진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부분을 파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제 좀 알 것 같았는데 또다시 모르겠다. 나는 이런 경험을 해왔으니 이 분야가 맞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 막상 해보니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할 수 있을 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내가 이 일을 했을 때에 얼마나 지속가능할 것인가, 어느 정도의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인가.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지금이 새벽이라 이런 말을 끄적이고 있는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른 아침에도 이 생각을 하고, 점심을 먹으면서도 생각을 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 주변에서 많이들 궁금하다고 하는데 사실 내가 제일 궁금하다.
안정된 삶을 꿈꾼다. 모두가 원할 것이다. 안정되지 않은 삶을 꿈꾸는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 안정되었다는 말은 너무 포괄적이어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 수 있으니 조금 풀어서 말해보겠다. 하고 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있고,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가족행사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한다. 지인들과도 주기적으로 만나고, 가끔 여행도 가는 정도의 삶이다. 직업을 하나로 꾸준히 가지고 가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직업을 바꾸어도 상관없으나 그 과정에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은 정도로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원한다.
이런 삶을 원하기에 정신적으로 안정되기 위한 노력, 사회적으로 안정되기 위한 노력,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가족행사는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는 데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사회적으로 안정되기 위한 노력은 사회와 최대한 분리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가족, 지인이 아닌 타인과 소통할 기회를 꾸준히 만들며 사회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가끔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위해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는 중이다. 굴을 파듯이 깊게 판 것은 아니라 어마어마한 성과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름의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동안 너무 바짝 긴장해있지 않았나 싶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공모했지만 떨어졌다. 이리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아쉽기는 했다. 짧게 지나갈 줄 알았던 아쉬움은 더 좋은 글을, 더 짜임새 있고 퀄리티 있는 글을 써서 올려야 한다고 무의식 중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스스로가 제일 잘 알지 않나?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생각나는 것들을 주저리주저리 적었을 때에 가장 좋은 글이 완성된다. 막혀도 손은 움직여야 한다. 이게 맞는 건가 싶어도 글은 진행이 되어야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선 밀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우선은 지금 말한 것들 하나하나씩 풀어가보자. 다 풀고 나서 나중에 매듭을 지어도 나쁘지 않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다. 분명 그럴 거다. 그러니까 겁먹지 말고 그냥 세상에 내놔보자. 내가 가진 이야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