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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번출구 Jan 03. 2019

지하철

수필 & 에세이 &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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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역시나 또 지하철을 타면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찬 지옥철. 그 안에는 품위나 우아함 따위는 들어설 틈이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짓이겨 구겨진 채 낯선 타인과 의도치 않은 서로의 온기를 나누게 되죠. 비라도 오는 날에는 습기가 더해져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어두운 낯빛으로 얼룩진 얼굴들, 지하철 안에는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무거운 한숨들이 부유하고 있죠. 너 나 할 것없이 로또만 당첨되면 이 지긋지긋한 생활을 그만둘 것이라는 생각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비록 이런식의 힘든 하루를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내야합니다. 어른이 되면 사회에서 주목받는 사람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대로인 나입니다. 그렇다고 결코 이상하게 되어가는 것도, 잘못되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버티면 되는 것이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미래의 나를 위해서 버티면 됩니다. 결국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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