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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 무렵 길 한복판에서 싸움이 났다. 두 사람의 주장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배하면서도 첨예하다. 혀끝은 날카로운 창이 되어 서로의 몸을 마구 쑤셔댔다. 둘의 의견차는 영원히 좁혀지지 않을 것처럼 나란히 평행선을 그어갔다.
목소리가 쩌렁쩌렁. 길가에서 곤히 낮잠을 즐기던 강아지가 잠에서 깨어나고, 엄마 손에 이끌려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주변의 공기는 점점 차갑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잠시 자리에 멈춰서 온 신경을 귀에 집중시키고 조용히 말싸움을 엿들었다. 둘의 대화는 같은 나무에서 자라나 같은 가지에 매달린 다른 열매에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