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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번출구 Mar 26. 2020

목련

에세이 & 산문 & 수필


남의 집 담장 너머 만개한 목련꽃을 보았다. 마치 여인들이 하얀 소복을 입은 듯 자태가 곱다. 저 여인들도 캄캄한 저녁에는 소복을 움켜쥐고 잠을 자겠지. 따스한 봄볕이 물러나고 어둠이 드리우면, 곱디고운 두 손으로 소복을 감싸 안아 온몸을 휘감겠지. 


3월 막바지. 여인들이 저녁마다 하얀 소복을 제 목숨처럼 끌어안으면, 밤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일 것이다. 지나가는 바람에 소복의 치맛자락 한 조각 떨어진다면, 밤하늘 반짝이는 별 하나 툭 떨어져 소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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