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진흥원 예비위원이 말하는 '가능성'과 '증명'의 차이
(프롤로그) "제 아이템, 예창패 합격했던 건데요"
(주)원탑경영컨설팅을 운영하며, 그리고 창업진흥원 예비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창업가들을 만납니다. 특히 업력 1~3년 차 대표님들이 '초기창업패키지(초창패)'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1~2년 전 '예비창업패키지(예창패)'에 합격했던, 혹은 그에 준하는 '아이디어 중심의 사업계획서'를 거의 그대로 제출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서류에서 '광탈'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억울해합니다. "내 아이템은 이미 검증(예창패 합격)받았는데, 왜?"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창패'와 '초창패'는 심사위원이 던지는 질문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비창업패키지(예창패)'는 말 그대로 '예비' 창업가를 위한 무대입니다.
사업자등록증도 없는, 아이디어와 열정만 가진 창업가에게 1억 원을 지원합니다. 심사위원들은 그들의 '꿈'과 '가능성(Potential)'을 봅니다.
"이 팀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는가?"
"이 아이템이 시장의 '어떤 아픔(Pain Point)'을 해결하는가?"
"그들의 비전은 설득력이 있는가?"
모든 것이 '미래 시제'입니다. 그들의 '계획'을 믿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초기창업패키지(초창패)'는 다릅니다.
대상은 업력 3년 미만의 '기업'입니다. 이미 사업자등록증이 나오고, 최소 1년 이상 사업을 '해본' 사람들입니다.
심사위원들은 더 이상 '꿈'이나 '가능성'에 감동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질문은 '미래'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향합니다.
"그래서, 지난 1~3년간 '무엇을' 하셨습니까?"
"시장에 MVP(최소기능제품)라도 내놓아 보았습니까?"
"고객의 '진짜' 반응은 어땠습니까?"
그리고 가장 날카로운 질문, "그래서 '숫자'는 어떻습니까?"
여기서 '숫자'란, 단순히 '매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물론 매출 100만 원이라도 발생했다면 가장 강력한 '증명'이 됩니다. 하지만 매출이 0원이라도 좋습니다. 대신,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Traction)'이 있어야 합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 (MAU) 1,000명 달성
앱 다운로드 수 5,000건
실제 고객 200명 대상의 심층 인터뷰 및 피드백 데이터
대기업과의 MOU 체결 (특히 '구매의향서'가 포함된)
'아이디어'만 있고 이 '숫자'가 없다면, 그 기업은 3년 동안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대표님들은 사업계획서(PPT)를 화려하게 꾸미는 데 며칠 밤을 새웁니다.
하지만 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때, PPT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유심히 보는 서류가 있습니다.
바로 '재무제표'입니다.
업력 3년 미만의 기업은 '재무제표'라는 성적표가 나옵니다.
이 한 장의 서류는 그 기업의 1~3년을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자본잠식' 상태인가? (대표가 사업을 성실히 하지 않았거나, 계획이 엉망이었거나)
'매출'이 발생했는가?
'부채비율'은 건강한가?
사업계획서에는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겠다"고 써놓고, 정작 재무제표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면 심사위원은 그 어떤 말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에필로그) 당신의 2025년은 무엇으로 '증명'되고 있습니까?
2026년 초기창업패키지 공고는 내년 초에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실적'과 '숫자', 그리고 '재무제표'는 벼락치기로 만들 수 없습니다.
바로 지금, 2025년 11월을 보내고 있는 당신의 '오늘'이 2026년 초창패의 '증거'가 됩니다.
'예창패'가 '꿈'을 '글'로 써내는 시험이었다면,
'초창패'는 '현실'을 '숫자'로 증명하는 시험입니다.
당신의 사업계획서는 '가능성'에 멈춰 있습니까, 아니면 '증명'으로 나아가고 있습니까?
작가 (주)원탑경영컨설팅 대표
국가공인 경영지도사.
'중소기업경영솔루션', '사업이 쉬워지는 비즈니스모델 만들기'의 저자.
(현) 창업진흥원 예비위원
(현) 성남진흥원 평가위원
(현) 중소벤처진흥공단 비즈니스 지원단
정책자금, 기업인증, 그리고 '망하지 않는 사업'을 위한 경영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1:1 사업계획서 진단 및 컨설팅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