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순간을 담아
노래는 신기한 힘이 있다.
어떤 향을 맡으면 그때가 기억나듯이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때가 기억난다.
첫 소절을 듣는 순간 과거에 이 노래를 듣던 순간,
그 상황의 분위기, 냄새, 함께한 사람이 떠오른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러 신촌을 가는 버스에서 듣던 노래
캠프에서 여수 밤바다를 바라보며 듣던 노래
수능 끝나고 집 오는 길에 듣던 노래
새내기 때 술에 잔뜩 취해서 택시 타고 집에 오던 날 듣던 노래
7살에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걸 알았던 날 들었던 노래
고3 때 어느 점심 자습시간 때 수학문제를 풀면서 들은 노래
늦여름 어느 날 밤 홍대 길거리에서 버스킹하는 그룹의 노래
그 노래만 떠올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들이 있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다시 있었던 것 같은 생생한 기억, 마치 그 시점의 나로 돌아간다.
때론 그때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들어보기도 한다.
언젠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떠올렸을 때 생각날 음악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