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 장성규 씨가 일일 교사 체험을 하는 영상을 보았다.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해주던 장성규 씨는 경찰이 꿈이라는 한 학생에게 “꿈이 명사보다는 동사여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12살 때부터 누군가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때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기자요’라고 대답했었다.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지만 자연스레 꿈은 한 단어로 대답하게 되었다. 그게 익숙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6년간 생활기록부에 진로 희망란 동사의 꿈을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동사의 꿈을 적기에 그 칸은 너무나도 작았다.
학교 홍보실 소속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동문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그때마다 공통질문으로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미 꿈을 이룬 30~50대에게 이런 질문은 낯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미 명사의 직업을 가진 그들은 일초의 망설임 없이 자신 있게 동사로 자신의 꿈을 대답했다. 직업 백과사전에 나오는 직업 명이 아닌 앞으로 내 삶의 비전과 목표를 담은 동사를 말이다. 그러고 보니 어른들의 꿈은 모두 다 동사였다. 꿈, 겉보기에 한 단어이지만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가 담겨있었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지역구 멘토링 강연을 종종 나간다. 아이들에게 대학생활을 소개하고 학습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기획된 활동이다.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대답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난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꿈은 언제든지 찾으면 되는 거니까. 대신 가로 6cm, 세로 4 cm 남짓한 생활기록부 진로 희망란에 갇히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 칸에 매몰되어 더 넓은 꿈을 펼치지 못하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동사로 꿈을 꾸어라.
미래는 명사가 아닌 동사로 더 찬란하게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