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나는 찬물에 샤워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차가운 물이 내 온몸을 감싸면서, 마치 수면 속에 깊이 잠겨 있던 나의 세포들이 깨어나는 것 같다. 그 순간, 나는 다시금 나 자신으로 살아나는 기분을 느낀다. 창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자연이 나를 일깨우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나는 이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구나." 그렇게 자연의 말을 귀 기울이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오랜 시간 동안 나는 특별함이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특별하지 않음속에서 나를 찾고, 특별한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내 얼굴을 간지럽히고, 나는 그 순간의 가을을 느낀다. 이 시간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척이나 깊다. 요 며칠 사이 나무들은 갑작스레 울긋불긋한 낙엽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환경의 변화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나무들을 보며, 나 또한 그렇게 익어가고 있다. 나의 간절함이 나를 그리 몰고 간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나는 답이 없음이 바로 답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자연은 그저 자신의 순환을 따를 뿐이며, 나 역시 자연과 함께 순환을 반복하며 인생을 살아갈 뿐이다. 중년의 내가 깨달은 이 진리는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의 말을 떠올린다. 그는 “나는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의 방식, 어머니의 방식 또는 이웃의 방식을 따르려 하는 대신, 온 주의를 기울여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내고 추구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세상은 변화하고,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숲을 형성해야 한다. 우리의 삶의 방식은 타인의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험과 성찰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머니는 항상 정직함을 강조하셨다. 그녀는 "무엇을 하든 진실된 마음으로 임하라"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셨다. 어린 시절, 나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정직함을 삶의 지침으로 삼았다. 때로는 정직이 손해를 가져올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정직함이 나에게 신뢰와 존경을 가져다주는 밑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나는 단순한 정직함만으로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도 개발해 나갔다.
아버지는 결단력을 중요시하셨다. 그는 "기회가 오면 망설이지 말고 잡아라"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이 가르침은 내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내린 결정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의 결단력은 중요했지만, 때로는 깊은 숙고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결정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의 결단력을 기반으로, 필요할 때는 멈춰서 생각할 줄 아는 신중함을 나만의 방식으로 더해갔다.
선조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알고 계셨다. 내 조부모님은 농사를 지으며 땅을 경작하셨고, 그 과정에서 자연의 순환을 존중하고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주셨다. 그들은 "자연을 거스르지 말라"는 삶의 철학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생명을 이어가셨다. 나는 그들의 가르침을 깊이 존경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에게는 그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조부모님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 나섰다. 이를 통해 나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가능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러한 부모님과 선조들의 가르침은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고, 나만의 방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방식만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나의 삶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의 가르침을 존중하면서도, 나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발전시키고자 했다.
나는 숲 해설가로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살아간다. 이 일은 부모님이나 선조들이 걸어온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지만, 그들의 가르침을 토대로 하여 나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자연 속에서 삶의 진리를 배우고, 그것을 현대 사회에 맞게 해석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내가 부모님과 선조들에게 배운 것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적용한 결과이다.
나는 깨달았다. 인생은 끊임없는 변화와 성숙의 과정이며, 그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답이 없음이 곧 답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소로우의 말처럼, 우리는 각자의 숲을 만들어가는 존재다. 그리고 그 숲은 우리 스스로가 발견하고 형성해 나가야 한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나는 나의 길을 찾았고, 앞으로도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부모님과 선조들의 지혜를 기반으로, 나는 나만의 숲을 형성해 나갈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나의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