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나는 복잡한 거미줄 같은 세상살이 속에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가?
살다 보면 가슴에 오래 남는 인연들이 있다. 그 인연들은 나와 스치고 지나가면서 때로는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깨달음을 선물하기도 한다. 돈이 사람을 따라온다는 말처럼, 결국 사람과의 관계가 내 삶의 자리를 결정짓는 법이다. 내가 누구와 어울리며 어떤 자리를 지키는가가 결국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이다.
최근 읽은 책에서는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했는가? 당신은 누군가에게 편안함을 주었는가?" 이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관계란 이기심에서 벗어나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는 태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만큼 깊은 관계를 만드는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는 어찌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그물처럼, 각자에게 숨겨진 영향을 미친다.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맺는 관계는 각기 다른 역할로 우리의 감정과 가치관에 자리 잡는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관계는 단단해진다. 하지만 관계가 언제나 쉬운 것만은 아니다. 각자의 배경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갈등은 피할 수 없고, 그 갈등을 넘어서며 우리는 관계의 무게를 감당하게 된다.
얼마 전, 한 친구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나 역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그의 옆에 앉아 가만히 함께 걸어주는 일 외에는 해줄 것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는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나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 밥 프록터는 "진정한 부는 우리 안에 있다"라고 했는데, 그 순간 나는 그 부가 바로 우리의 존재 자체에 있음을 깨달았다.
나폴레옹 힐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라고 했고, 그 말은 인간관계 속에서도 이루어지는 듯하다. 나도 한때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렵다고 느끼며 스스로 벽을 치고 살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고 나의 가능성을 일깨워 주면서 나 역시 나 자신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 믿음이 나를 감싸 안아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준 것이다.
이런 관계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때로는 삶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를 지탱해 주고 있다. 일상 속에서 자주 잊힐 수 있는 인간관계의 가치는 결국 우리 삶의 깊이를 더해준다. 서로의 내면을 바라보고 격려하며 발견하는 순간들 속에서, 관계는 더 이상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함께 걸어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닫는 것은 인간관계의 진정한 깊이란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관계의 힘은 우리가 다른 이에게서 발견한 잠재력, 그를 믿어주는 마음속에서 피어난다. 나와 상대방을 잇는 다리 같은 관계가 내 삶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음을, 그래서 서로의 내면을 지지해 주는 일이 곧 우리의 길을 만들어가는 일임을 문득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