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미래는 젊은이에게 맡길 것

순리대로 사는 지혜(100-16)

by 너라서러키 혜랑

나는 늘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노년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간혹 현실의 나는 그 다짐을 배반하곤 한다. 특히 손자 교육 문제에서는 나도 모르게 며느리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다.


며느리는 나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아이를 양육한다. 그러나 나는 나의 경험이 더 낫다고 착각하며 조언을 던지곤 했다. 그 조언이 며느리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뒤늦게 후회하며 반성했지만, 때로는 멈출 수 없는 본능처럼 다시 참견하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나의 조언은 그저 의견으로 머물러야 한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심으로 변질되면, 오히려 짐이 될 뿐이다. 특히 자녀 양육은 부모의 몫이다. 내가 나서야 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매번 스스로에게 상기시키지만, 때로는 참견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든다.




젊은 시절의 나 역시 어른들의 간섭을 좋아하지 않았다. 왕성한 혈기로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어 했고, 엄마의 잔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엄마는 출산 후 내게 수많은 조언을 쏟아냈다. "찬물을 피하라, 아기는 너무 뜨겁게 재우지 마라." 그녀는 아이의 성격 형성을 위해 너무 많은 제약을 두지 말라는 충고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의 나는 그것들이 잔소리처럼 느껴졌을 뿐이다. 체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모든 말을 이해하기엔 내 사고는 아직 좁았다. 세월이 흐르고 건강을 잃은 지금에야 비로소 어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알려준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결국 스스로 체험해야만 배울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삶의 문제는 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어떤 선택이 옳은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지는 상황마다 다르다. 절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젊은 세대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살아가도록 믿고 맡겨야 한다.


그들이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우리 세대의 역할이다. 손자의 미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것이다. 내가 앞장서서 그들의 삶을 이끌려 하기보다는, 필요한 순간 곁에서 조용히 힘이 되어주고 싶다.




자연은 우리에게 늘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나무는 햇살과 영양분을 독점하지 않는다. 대신 새싹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뿌리를 깊게 내려 그들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내가 고목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하며, 손자 세대가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가도록 응원하고 싶다.


젊은 세대는 그들만의 힘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내가 꿈꿨던 순리대로 사는 노년의 삶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의 가르침은 오늘도 내게 자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나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깨닫고, 거기에서 그들의 삶을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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