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 시골집에서 보냈던 시간이 오늘의 나를 지탱하는 힘임을 깨닫는다. 대청마루에서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잠들던 기억, 온돌방 아랫목에 이불을 덮어 쓴 밥공기의 따뜻함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내 삶의 뿌리가 되었다.
6살 무렵, 동네 엿장수 아저씨를 따라나선 후몇 날 며칠을 집에 돌아오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나를 찾아 나섰고, 결국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나를 품에 안아 주었다. 온돌방의 따뜻한 이불속에서 안도하며 흘린 눈물은 단순히 아이의 감정 표현이 아니라,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위로와 안전의 본질을 깨닫게 한 순간이었다.
또한, 학창 시절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풀이 죽어 돌아왔던 어느 날도, 엄마는 따뜻한 밥을 차려 주며 아랫목에서 나를 다독였다. 말없이 전해지던 그 온기와 사랑은 삶의 고난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었고, 한옥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치유와 회복의 장소가 되었다.
집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넘어 마음의 안식처이자 치유의 공간이다. 한옥에서 보낸 시간은 내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나무 향기가 은은히 풍기던 대청마루,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던 창문, 온돌의 따뜻함은 삶의 고단함을 덜어내는 중요한 치유의 원천이었다.
얼마 전, 번아웃으로 힘들어하던 친구를 우리 집으로 초대한 일이 있었다. 그녀와 나는 인근 숯가마를 찾아 흙냄새를 흡수하고 장작불 튀는 소리를 들으며 작은 한옥 온돌방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 친구는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졌다"라고 말했다. 쉼을 가져다 주는 공간, 집,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니라, 사랑과 안정, 행복을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공간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집을 투자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은 재산적 가치 이전에, 마음과 몸이 쉴 수 있는 안식처라는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한옥에서 배운 사랑과 따뜻함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억을 남기고 싶다. 아이들이 지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온돌방에 불을 지피고 따뜻한 저녁을 준비했던 엄마의 그 밥 공기의 온기를 담아 건냈을 때. 그날 밤, 아이들이 "엄마, 집이 제일 좋아요"라고 말했다, 나는 집이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가족을 품어주는 살아 있는 공간임을 실감했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집은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장소”라고 했다. 집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나는 집을 통해 아이들이 삶의 고난을 견디고, 사랑과 희망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집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중심이다. 집에서 느낀 따뜻함과 편안함은 삶의 어려움을 견디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나 역시 한옥에서 느꼈던 온기와 사랑을 이어받아,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 삶은 고단하지만, 따뜻한 그 집, 그리운 그 집, 그 모든 것을 견디게 하는 힘이자 희망이다.
앞으로도 나는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사랑을 전하며, 함께하는 이들에게 치유와 행복을 선물하는 삶을 꿈꿀 것이다. 집의 따뜻함이 만든 치유와 행복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로하며 성장시키는 원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