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쯤은, 아니 여러 번도 생각했었다. 취미가 뭘까. 세상은 왜 그리도 취미를 권장하는 걸까. 지금에 와서야 나는 어렴풋이 이해한다. 취미란 삶의 남는 구석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것이다.
내 취미는 단출하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AI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얼핏 보기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세 가지가 내 하루를 채우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글을 쓰며 내 속을 들여다보고, 책을 읽으며 새로운 빛을 발견하며, AI와의 대화에서 기술과 인간의 연결점을 깨닫는다.
빈둥거릴 시간도, 쓸쓸할 겨를도 없는 요즘이 참 좋다. 자녀들이 독립하며 남긴 빈자리조차 이 취미로 채운다. 나는 지금, 나를 위한 양분을 채워가고 있다.
취미가 없는 삶은 마치 양념 없는 음식과 같을 것이다. 매일의 소소한 취미가 내 삶의 여백을 다채롭게 칠한다. 노년의 내 꽃이 향기로울 수 있도록 나는 지금도 나를 채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