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가 광채로 뒤덮였다 <삶의 발명>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by 꿈결

삶의 발명.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목이 알맞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평범한 하루가 광채로 뒤덮였다."


작가가 세상과 사람 그리고 여러 존재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내 일상을 정성 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예전엔 입에 버릇처럼 달고 다녔던 말이 "나는 삶에 미련 없어."였는데, 삶에 미련이 생긴다.

어쩌면 뻔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가 생명력을 가지는 이유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돈에 팔기 싫어하고,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이야기를 쫓고, 살아있음에 자부심을 느끼는 작가는 힘차게 진한 포말을 튀기며 물 길을 내듯 삶을 발명해 나간다. 자주 언급되어 닳아 반질해진 공익광고가 떠오를 수도 있을법한 삶의 예찬이 아닌 작가의 삶에서 꺼내온 따끈하고 빛나는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정말로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 힘이 되기 때문일까. 책을 읽고 나면 분명 삶에 작은 파동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다른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이유? 하나의 이야기밖에 모른다면 하나의 삶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세계가 다른 삶이 가능함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출근길, 퇴근길, 잠깐 커피 사러 나가는 길에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다채로운 환경에 노출된다. 하지만 사용하는 감각은 시각, 미각, 청각. 그 마저도 그저 스쳐지나 넘겨버린다. 나무에, 꽃에, 무언가 간절히 외치는 사람에, 새로 생긴 상가에 평소보다 시선을 단 1초만 더 주어도, 나에게 와닿는 의미는 두 배 이상일 것이다. 새로운 감각이 열리는 것이다. 나는 더 많이 보게 되고, 느끼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내 삶의 무대에 등장하는 존재가 늘어나다가 결국엔 더 큰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를 자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더 큰 이야기 속에서 감각을 활짝 열어 기꺼이 함께 살아가는 삶을 살아갈 자격이 있다. 그런 삶은 감탄과 애틋함과 기쁨 그리고 슬픔이 혼재하겠지만, 작가는 삶이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우리의 감각과 닫힌 마음의 문을 힘차게 열어젖힐 이야기를 들려준다. 앎의 발명, 사랑의 발명, 목소리의 발명, 관계의 발명, 경이로움의 발명, 이야기의 발명...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랑스러워진 소중한 삶을 만나게 된다.


"인간은 수없이 많은 방식으로 기쁠 수 있고, 이 말은 수없이 많은 방식으로 힘을 낼 수 있다는 뜻이고, 나는 기쁨을 맛볼 준비가 되어 있다. 즉, 기쁨을 위해 살자고 생각하게 된다. "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으면 여러 얼굴이 떠오르는데, 모두가 수많은 방식으로 힘을 내길 간절히 바라고 응원하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삶에도 기쁨과 평안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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