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소년이 온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때

by 꿈결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눈을 떴는데 새벽 6시. 한시간이나 더 자도 된다. 조금 더 자다 부스스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쭉 늘리고, 세수하고 간단히 나갈 채비 후 집을 나선다. 지하철 타고 사람들 무리에 쓸려 내려 회사로 휘적휘적 걸어간다. 오전엔 점심시간을, 오후엔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해야 할 일을 쳐낸다. 그리고 또 휘적휘적 지하철역으로 가 집으로 가는 열차를 탄다. 집에 도착해 저녁 먹고 가끔 운동하고, 씻고 집안 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데... 이런 하루하루는 내게 오고, 매일을 맞이하며 통과한다.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 그런 나의 일상에 소년이 왔다. 너무 작지도 너무 크지도 않은 도시에 사는 소년이 친구와 걷다 친구를 잃고, 매일 학교에 가 공부하고 밥먹고 뛰어야 하는 시간에 시체가 가득한 상무관에서 초를 켠다. 그러다 절대 쏘지 못할 작은 손으로 총을 들고 결국 시체더미의 일부가 된다. 그런 그의 인생이 백수십개. 그들 덕에 내가 이렇게 무던하고도 지루한 일상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작가 한강의 말처럼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한다. 책을 읽을 때 만큼 매일 아침의 가치를 크게 느끼며 살긴 어렵겠지만, 전보다 더 자주 기억하고 애쓰며 살고싶다. 그들의 생이 우리를 구한 것처럼 우리의 생이 다음 이들을 구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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