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고독사를 시작하시겠습니까?<고독사 워크숍>

저마다의 예고된 고독사 준비하기

by 꿈결


고독사 워크숍.

고독하게 잘 죽기 위한 연습. 나름의 고독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이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고독사 워크숍에 들어갈 수 있는 QR코드를 발견하고,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독하게 잘 죽기 위한 나만의 매뉴얼을 만들고, 쓸모없어 보일 수 있는 매뉴얼의 행동을 지속해 가며 서로 공유하고, 응원하는 커뮤니티. 고독사 워크숍에 가입한 여러 사람들은 자기만의 고독코어를 단련하기 위해 매일 무언가를 실행하고 공유한다.

고독사를 준비하는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존엄하게 잘 죽고 싶은 욕망은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을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고독사와 상관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 책의 중반쯤 다다랐을 땐 그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 일상이 방에 널브러져 있었다. 직장을 다닌다고, 연애를 한다고 고독하지 않은 게 아니다. 어쩌면 우린 모두 고독의 존재이고, 고독사를 준비해야 한다. 존엄하게 죽기 위해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을 친구 삼고 살아야 한다. 고독의 코어를 단련하기 위해 나는 무얼 하고 무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농담.

나는 이 책에서 코미디를 다루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워크숍 회원들은 자신들 인생의 불운과 실패, 좌절과 절망을 코미디로 승화시킨다. 각자의 비극을 코미디로 바꾸어주며 서로를 향해 진심으로 웃는다. 우리는 모두 아마추어 코미디언이다. 엿같은 고통이라도 그 고통으로 나만의 코미디를 하고, 남을 웃게 하는 것.


"제게 코미디는 용서하는 장르입니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신을 용서하고, 누군가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며 바보같이 굴어도 관대하게 대하며 비난 대신 웃음을 보여 주는 유연하고 배부른 장르 말입니다." 171pg.



고독한 채로 고독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연결될 때 우리는 덜 외로울 것이다. 고독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작가는 그런 우리의 일상을 대체적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응원을 건넨다.

무언가 세상에 도움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내 기준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몰래 비난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책 내용 중 "우리 막내용돈"의 계좌내역처럼. 그저 존재하는 것이 쓸모 있는 일의 9할임을 잊지 않고 사시길.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고 있으니 조금 형편없어 보여도 괜찮다고. 서로가 대체로 괜찮게 살고 있음을 알아주면 되는 게 아닐까.


"금이 가면 금이 간 대로 감추지 않고 그것과 함께 때로는 단단하게, 때로는 무르게 살아가는 당신의 모습 말입니다. 회복해야 하는 삶이 아니라 회복해 가는 과정이 삶이라는 걸 저는 당신께 배웁니다." 318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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