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은행에서 잔금을 납부하고 받은 '법원보관금영수필통지서'를 해당 경매계에 제출하면 '매각대금완납증명서', '매각허가결정본'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법원보관금영수필통지서를 제출할 때 '수입인지'(500원)도 같이 첨부해야 한다. 수입인지는 법원 은행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 국가 세입금을 납부하는 데 쓰인다.
그런데 나는 '매각허가결정본'을 받지 않았다. 큰 실수였다.
경매계에서는 결정본을 요구하는 나한테 "해당 서류가 없어도 구청 세무과에 '취득세', '등록면허세' 등 세금을 신고할 때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일러주었다. 그러니 굳이 번거롭게 매각허가결정본을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유튜브에서 나오는 말보다는 법원 직원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해당 직원을 믿고 주섬주섬 나머지 서류들을 챙겨 구청으로 향했다. 구청은 자신이 낙찰받은 부동산의 소재지로 가야 한다.
구청 세무과에서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신고하면 된다.
취득세는 말 그대로 주택을 취득하면서 부과되는 세금이고, 등록면허세는 각종 등기‧등록 및 면허와 관련해 부과되는 지방세다.
등록면허세를 신고할 때는 말소할 사항의 건수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건수당 약 7200원이 부과된다. 말소할 사항이란 가압류, 압류, 주택임차권, 강제경매개시결정 등 자신이 경매로 해당 주택을 취득함으로써 사라지는 등기를 말한다. 즉, 기존 등기에 있던 권리들을 깔끔하게 말소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창구 직원에게 준비해 온 서류들을 제출했더니, 한 가지 서류가 부족하다며 나를 돌려보냈다.
그렇다. 앞서 언급했던 '매각허가결정본'이 없다는 것이었다.
"매각허가결정본 없이는 세금을 신고 할 수 없어요."
"네? 법원에서는 매각허가결정본 없어도 문제없다고 하던데요?"
"저희가 법원 업무를 모르듯 법원도 저희 업무를 알 수 없겠죠? 그 직원이 잘못 알려준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해요? 다시 법원으로 가서 발급받아야 하나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네. 어쩔 수 없어요. 매각허가결정본이 꼭 있어야 해요."
추적추적 비가 오는 와중에, 법원과 구청을 왔다 갔다 하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렇게 확신을 했던 해당 법원 직원이 원망스러웠다. 점심 식사 전에 구청에서 할 일을 끝내는 게 목표였는데, 서류 누락으로 이 같은 계획이 무너졌다. 하루 안에 등기를 끝낼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일단 다시 서류를 구비해 구청으로 갔고,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 납부 고지서를 수령했다. 세금은 구청에서 바로 납부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냥 법원 내 은행에 납부하기로 했다.
법원 은행에 도착해서 세금을 납부하려 했더니, 이번에도 현금을 뽑아와야 한다며 나를 돌려보냈다.
앞서 잔금을 납부할 때처럼 신한은행이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면 이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잔금납부는 금액이 억 원 단위라 그렇다 쳐도, 세금납부는 몇백만 원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굳이 현금이나 수표로 제출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은행의 말을 따르는 것 밖에 없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등기신청 수수료도 이때 법원 은행에 납부하면 된다. 등기신청 수수료는 소유권이전등기 약 1만 5000원과 말소등기건수(개당 3000원)를 합한 금액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주택채권 매입금액도 직원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후 해당 고객 부담금을 납부 후 확인증을 받으면 된다.
국민주택채권 매입 금액은 자신이 미리 알아가야 한다.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에서 공시지가금액 등을 기재하면 조회할 수 있다. 그래도 주택도시기금에 전화해서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긴 하다.
이제는 법원 내 우체국으로 이동할 차례다.
우체국에서 대봉투와 우표를 구입하면 된다. 우표값은 소유권 이전 등기 촉탁신청서에 적혀 있는데, 만약 가격이 적혀있지 않다면 민사신청과에 직접 물어보면 알려준다. 대봉투에는 등기를 받을 주소를 기입하면 된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다시 민사신청과로 이동해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접수하고, 등기필증 우편 송부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 온 첨부자료들을 대봉투, 선납 우표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이때 '인도명령 신청서'도 같이 제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도명령은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절차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진행하는 게 낙찰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인도명령 신청서는 스마트민원 서식 발급기에서 뽑을 수 있다. 부동산의 표시 1부, 주민등록등본, 수입인지(1000원) 등이 필요하다. 송달료 영수증도 첨부해야 한다. 송달료 영수증은 인도명령신청서에 적힌 금액을 법원 은행에 납부하면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인도명령 신청을 할 때에는 점유자의 이름 등의 정보가 필요하다.
이렇게 셀프등기를 모두 마쳤다.
시간을 보니 오후 5시 50분이었다. 법원 운영 마감 시간 10분 전이었다. 물론 불필요하게 소요된 시간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부지런히 아침부터 온 덕분에 시간 내 끝마칠 수 있었다.
셀프등기를 하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중간중간 헤매는 구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에는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다만 친절을 기대하면 안 된다.
어쨌든 이제 정식으로 나의 집이 되었다. 셀프 등기로 돈도 아끼고 뭔가 한 걸음 성장한 듯한 보람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