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경제신문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매달 2만 원의 구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처음엔 고민이 되었습니다. 구독료가 조금 아깝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매달 커피 4잔 덜 마시면 되는 돈입니다. 커피는 아무렇지 않게 사 먹으면서 신문 보는 것은 아까워합니다.
경제학에서는 같은 금액의 돈은 같은 크기의 효용으로 인식한다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저도 그렇고 사람들은 같은 금액이라도 열심히 일해서 번 돈과 우연히 얻는 돈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의 심리 작용을 '심적회계'라고 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돈의 입수 경로와 소비 계획에 따라 가치를 다르게 생각합니다.
연말정산에서 30만 원을 받게 되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공돈이 생겼다고 좋아할 것입니다. 이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을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30만 원은 우리가 1년 열심히 해서 세금을 낸 돈인데 말입니다. 만약 월급에서 30만 원을 갑자기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느낌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고생해서 번 돈인데 아까워서 막 쓸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심적회계는 우리의 합리적인 소비를 방해합니다. 합리적 소비를 위한 기본 규칙을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첫 번째 규칙은 뜸 들이기 전략입니다.
예상외의 돈이 생기면 무조건 뜸을 들이는 것입니다. 당장 무엇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미루는 것이지요. 충동적으로 써버리고 나면 후회만 남을 뿐입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사용해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생각해서 쉽게 써버리지 않는 돈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 규칙은 이름표 전략입니다.
경제학자들은 모든 돈에 이름을 붙여서 여러 개로 나누어 관리하라고 합니다. 생활비 통장, 예금 통장, 청약저축 통장, 연금 통장, 교육비 통장, 여행비 통장 등 말입니다. 목적별로 나누면 소비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경제 규모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소비와 투자의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세 번째 규칙은 쪼개기 전략입니다.
20달러짜리 지폐 1장을 가지고 있을 때와 1달러짜리 20장을 가지고 있을 때 소비패턴이 어떻게 다른지 실험한 결과 20달러짜리 지폐 1장을 가진 사람들이 후자에 비해 돈을 더 아껴 쓰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작은 단위의 돈은 쉽게 쓰지만 큰 단위의 돈이 생기면 그걸 깨는 것이 아까워서 한 번 더 생각한다고 합니다.
저뿐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합리적 소비를 하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