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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Aug 24. 2023

네가 도와주면 좋겠구나


사회 수업 시간입니다. 오늘은 고조선의 건국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민이는 맨 앞자리에 앉아서 몸을 오른쪽으로 반쯤 돌리고 있습니다. 준비 자세입니다. 제가 고조선의 건국신화 중 환인의 아들 환웅에 대하여 이야기하려 할 때입니다.


"환웅은 누구야. 이름이 특이하네?" 민이가 말을 시작합니다. 제가 한번 쳐다봅니다. 눈이 마주치자 조용해집니다. 다시금 설명을 하려 하자 민이도 2초 차이로 말을 시작합니다.



대부분 수업 시간의 모습입니다. 민이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향입니다. 영상을 보든, 설명을 듣든 입이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어제도 수업 시간에 저와 눈 맞춤을 많이 하였습니다.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한 개인 이유를 어제도 이야기해 주었지만 오늘도 효과는 없습니다.




요사이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입니다. 오늘 읽은 내용 중 저의 상황과 비슷하여 적어봅니다.



학습 과정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고, 반복되는 상황에 지쳐서 교사는 학생과 면담을 하게 됩니다. 그 친구의 행동 때문에 자꾸 화가 난다면 그건 그 학생의 문제가 아니고 나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교사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겠지요.


"선생님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네가 도와주면 좋겠구나"


참 좋은 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교사인 저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상담을 하면 학생들은 반항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교사의 말을 귀담아듣지도 않고 해결책을 찾지도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네가 도와주면 좋겠다"라는 자세로 접근하면 학생들은 자신이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고 협조를 구한 것으로 여겨 교사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학생의 협조가 이루어져 교사와 학생이 모두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참여하게 만들면 실제로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확률도 높아집니다. 저도 당장 내일 민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민아, 선생님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네가 도와주면 좋겠구나" 좋은 해결책이 나오기를 바라지만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생겼습니다. 민이와 저와 좋은 해결책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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