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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May 21. 2023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여러분,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백 번?, 천 번?, 백만 번? 여러분들은 사과를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에 스민 햇볕도 상상해 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영화 <시>에서 김영탁 시인이 할머니들에게 시에 대해 수업을 하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저도 매일 아침 사과를 먹습니다. 매일 사과를 보고 살았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보았던 사과는 그 사과가 아니었던 것이겠지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에 스민 햇볕도 상상해 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건데 말입니다.



박웅현의 <여덟 단어> 견(見)을 읽고 있습니다.


본다는 것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낯설게 봐야 하는 것이죠. 이 글을 읽으며 아이들을 이렇게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놀라게 하자, 아이들을 감동시키자.



놀라게 한다는 것은 감정이입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 자체를 머릿속에 기억하면서 경험하는 것이죠.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많이 한 친구들은 창의적이고 행복합니다.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창의적이며 행복한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놀라게 하는 방법은 바른 눈을 알려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천득 선생님은 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천천히 먹고, 천천히 걷고, 천천히 말하는 삼을 살아라"



천천히 걸어야 길가의 풀 한 포기도 보이고 풀 한 포기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풀 한 포기에서 우주를 발견하고, 아무 생각 없이 먹는 사과에서 새로운 세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깊이 들여다본 순간들이 모여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모두가 보는 것을 보는 것은 시청(視聽)입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견문(見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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