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만
요가하는 사람들 중에 채식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요가와 채식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선뜻 이해가 안 됐지만 알고 보니 요가의 덕목 중에 '비폭력'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데, 사람이 고기를 먹으면 동물이 사육당하면서 받는 상당한 스트레스들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기 때문에 건강한 수련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한다.
요가하는 사람들 중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은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한다.
오~ 왠지 설득력 있어.
하지만 비채식주의자인 나는 일단 남의 일인 걸로.
요가를 떠나 요즘은 세계적으로 비건이 트렌드인 것 같긴 하다.
식재료나 음식은 물론, 화장품과 같은 생활 용품까지 비건 제품들이 많이 보인다.
실제로 주변에 채식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별생각 없이 구매한 제품들이 알고 보니 비건이라고 표기된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해서 생각보다 비건이 생활 속에 많이 침투(?)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 같아 바람직한 것 같긴 하다.
사실 비건이 아무리 트렌드라고 해도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아직은 비건으로 생활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수년 전 미국 디자인센터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Julie가 처음으로 한국 출장을 왔는데 그녀는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소개했다.
(내 인생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난생처음 만난 채식주의자였음.)
처음 한국을 방문한 Julie를 환영하기 위해 저녁 회식이 잡혔다.
K회식은 뭐다? 무조건 고깃집이다.
결국 그녀는 남들이 고기를 신나게 구워 먹는 사이에서 밑반찬 (상추, 콘샐러드 등)만 먹고 왔다고 한다.
그래도 Julie는 고기 빼고는 다른 음식은 먹는 채식주의자였다.
이후 브라질 출신의 여자가 팀장으로 오게 되었는데, 그녀는 유제품, 치즈도 안 먹는 레알 비건이다.
아니 브라질은 소고기의 나라 아니냐고.
브라질과 비건은 뭔가 언매칭스럽지만 여하튼.
팀장이 비건이다 보니 팀회식 장소에서 고깃집이 사라졌다.
대신 샐러드가 제공되는 장소에서 가끔 점심을 먹는데, 사실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생각해 보면 샐러드 가게에서 볼 수 있는 주메뉴들은 콥샐러드, 리코타치즈 샐러드, 연어샐러드, 새우샐러드 등인데, 어느 하나 치즈조차 안 들어가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일단 뭐라도 시켜서 일일이 안 먹는 재료를 골라내야 한다.
아무튼.
이처럼 비건으로 산다는 것은 부족한 인프라(?)를 포함해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 아침에 수년간 생식만 하던 인플루언서가 결국 사망했다는 뉴스를 봤다.
물론 타인의 취향은 존중하고 본인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역시 이번 생은 Non 채식주의로 살 예정.
(솔직히 삼겹살은 포기 가능, 햄버거와 회는 불가능.)
이것저것 적당히 먹으면서 건강하게 살자.
+ 그리고 나는 고기를 먹어야 더 힘을 내서 요가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