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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민 Nov 29. 2022

한국이 16강에 갈 확률이 9%라면

책 <넘버스 스틱!>을 읽고


16강 확률이 9%면

어느 정도일까?

ⓒ유튜브 빠더너스BDNS


내 최애 채널 중 하나인 <빠더너스BDNS>에 가나와 경기가 끝난 다음날 <월드컵 16강 아직 갈 수 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경우의 수를 재미있게 풀어낸 영상인데, 해당 영상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16강에 올라갈 확률이 9%라 그랬어. 9%가 어떤 확률일 것 같아?
- 무자녀 신혼부부가 주택 청약에 당첨될 확률이 9%야
- 커피를 많이 마셨을 때 전립선암이 예방될 확률이 9%고
- 한 사람이 250년 동안 매일 로또 샀을 때 당첨될 확률이 9%야


사실 나도 데이터를 다루며, 축구를 좋아해서 느낌으로 알지만, 9%라는 수치의 수준에 대해서는 빠른 판단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로또를 250년 샀을 때의 당첨 확률이라는 얘기에 엄청나게 어렵다는 느낌을 확 받을 수 있었다. 동시에 무자녀 신혼부부의 주택 청약 당첨 확률이 엄청 어렵다는 것과 커피로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는 생각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 역시 바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이나 업무 중에도 정확한 수치를 제공받아도, 빠른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히나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정신물리학적 무감각'에 의해 숫자가 커질수록 둔감해진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숫자를 직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인간적 경험으로 변환하지 않으면, 우리는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p.15)


착 달라붙는 메시지 <스틱>의 저자인 칩 히스는 <넘버스 스틱>을 통해 숫자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여 착 달라붙게 전달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숫자를 잘 전달하려면,

숫자를 사용하지 마라


때와 장소에 따라서 정확성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프로젝트에서는 엄밀한 정확도보다 적절한 부정확성이 필요한 경우가 훨씬 많다. (p.52)


책에 다양한 챕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저 문장일 것 같다. 우리가 숫자를 사용하는 목적은 감이 아닌 데이터와 팩트에 근거했다는 것도 있겠지만, 이것도 결국 내 주장의 설득력을 높여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상대방에게 정보가 잘 전달되어야 한다.


책에 나온 예시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 Gettyimages
전과 없는 백인 지원자의 34%와 흑인 지원자의 14%가 고용주로부터 연락을 받은 반면, 전과가 있는 경우에는 각각 17%와 5%가 연락을 받았다.

숫자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느낌이 확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책에서 권장하지 않는 백분율이 포함됐으며, 4개의 수치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전달하면 의미가 바로 전달된다.

중범죄로 복역 전과가 있는 백인 지원자가 전과 없는 흑인 지원자보다 합격 통보를 받을 확률이 높았다.

흑인 지원자가 취업 전선에서 받는 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바로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숫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때로는 숫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목적에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우리의 목적을 생각할 때,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반올림을 해서 간단하게 표현하거나, 우리에게 익숙한 대상과 비교하여 표현하거나, 또는 스토리로 표현하는 방식 등을 이야기한다. 숫자는 사람이 받아들이기 위해서 정신적인 수고로움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숫자를 받아들이는 부담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끝으로


책의 내용은 우리에게 어려운 내용은 없다. 또한 흔히 보고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장을 '번역 원칙'에 따라 번역한 사례가 다양하기 때문에 책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정말 뇌리에 착 달라붙는 책이었다.


데이터를 다루고, 슬랙으로 숫자 관련한 보고를 하는 것이 주된 사람으로 꽤나 뼈아프고 의미있게 다가왔다. '나는 이렇게 정교하게 분석했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숫자를 가득 나열하고, 정작 전달받은 사람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당장 내일 보고 때부터 신경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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