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_마이클 샌델
“소수가 독점하는 민주적 제도들을 시민에게 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하나뿐이다. 함께 꾸려나가는 공적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개인이 될 수 있도록 시민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고방식은 대세에 어긋난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을 시민으로 생각하기보다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16p
“시민으로서 우리는 자치가 작동하도록 도움을 주는 경제를 만드는 과정의 이해당사자다. 즉 경제 권력이 민주주의 통제 대상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존엄한 조건에서 상당히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어야 하고, 직정과 공적인 분야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공동선 Common good에 대해 숙고할 기회를 제공하는 폭넓은 시민교육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18p
책에서 말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민이 개별적으로나 집단적으로 각자의 삶을 지배하는 힘의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다는 두려움. 즉 자치의 상실이며 다른 하나는 가족에서 이웃, 더 나아가 국가에 이르기까지 공동체의 도덕적 결손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인식으로 공동체의 붕괴를 말한다. 28p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노예제’에 대한 시각의 변화는 중요하다. 미국 노예제를 옹호하는 주장은 “북부의 임금 노동자는 남부의 노예보다 자유롭지 않다. 노예주가 노예를 부리듯이 자본이 노동을 부린다. 차이는 남부의 노예주는 노예가 늙고 병들어도 이들을 책임지고 보살피지만 북부의 자본가는 이런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다.” 반면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노예제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데는 공감했지만 그들처럼 자발주의적 자유관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자유노동과 임금노동을 동일시하지 않았다. 자유노동자는 노동을 임금으로 교환하는데 동의하는 반면, 노예 노동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자유노동이 노예노동보다 우월하다는 이유로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또 “북부의 임금노동자들은 언젠가 노동자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남부의 노예노동자는 그럴 수 없다는 점이 둘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116~117p
자유사회 free society에서는 재산이 없는 사람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단 하나의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108p
“도덕적 인간은 자기가 선택한 목적을 가진 주체이며, 또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자유롭고 평등한 이성적 존재로서의 자기 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자기 의지대로 조직할 수 있는 조건을 근본적으로 선호한다.” 옮음이 좋음보다 우선하듯이 자아는 자아의 목적보다 우선한다.(자발적 자유관) “우리가 자기 목표에서 이끌어낼 수 있다면 존중하겠다고 동의할 수 있는 권리다. 자아는 자아가 확인하는 목적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무리 지배적인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가능성 가운데서 선택된 것일 뿐이다.” 278p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가 상업과 교환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가르쳤다. 시민이 된다는 것은 자기가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식을 고민한다는 것이고 또한 자기를 온전하게 인간적 존재로 만들어주는 미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자유주의는 정치를 이런 식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다원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삶이 제각기 다르므로 공적 광장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자신이 가진 도덕적, 정신적 신념을 내려놓아야 한다. 즉 오늘날의 자유주의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는 통치가 ‘좋은 것’ 또는 선의 개념을 두고 서로 다투는 여러 가지 발상과 개념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취하는 원칙들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바라본다.” 38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