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나는 떠나기 전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교통편을 알아보고, 숙소를 찾고, 예산을 세우고.
유명 관광지는 뭐가 있고, 어떤 음식이 맛있고, 쇼핑은 무얼 사야 하는지.
나에게 여행은 이런 계획을 세우는 설렘을 준다.
그래서인지 일상에 지칠 때면 여행지를 찾아 언젠간 떠나고 싶은 곳들이 대해 계획 세우는 일을 한다.
하지만 막상 계획을 하고 가도 늘 즉흥적으로 여행을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미리 찾아온 맛집보다는 길에서 풍기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식당.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골목의 사람 사는 풍경.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 한잔 시켜놓고 세월아 네월아 사람 구경까지.
그래 이러려고 떠난 거지. 이걸 즐기려고, 이 시간들을 위해.
한국에선 낮잠은 사치라고 생각하지만,
여행지에선 시차 적응을 핑계로 잠깐 낮잠을 자기도 하고.
한국에선 유명 관광지는 필수 코스, 맛집은 줄 서서,
여행지에선 현지인들 많은 식당의 특별 메뉴까지.
이렇게 나에게 여행이란, 생각지도 못한 곳들에서 나의 취향을 발견하는 재미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철저한 계획을 세우길 좋아하지만, 그 계획을 벗어난 자유를 느끼는 사람이다.
누구나 다 가는 여행지를 따라가려 하지만, 실상은 마이너 한 감성을 좋아한다.
나는 또 어떤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