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 ep.2

견뎌내기

by 꼬미맘

내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만 했다.

결국 다른 사람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을 하다보니 결국 또 나의 짜증의 화살은 남편에게 돌아가고있었다.

그래도 남편이 최대한 다 참아주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했다.

더 예전처럼 장난을 쳐 주기도 했고, 내가 혼자 멍때리고 있는 순간이 생기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말을 걸어주었다.


카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자꾸 바람을 쐬게 해주려고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해주었다.

마음은 너무 고마운데 말이 예쁘게 나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결국 시험관을 하게 됐다.

인공수정을 한번 더 할까도 고민했지만, 이렇게 시간을 보내느니, 하루라도 빨리 시험관을 시작하자 싶었다.


병원을 전원하라는 얘기도 너무 많이 들었고, 나도 그렇게 할까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엔 내가 진행하던 병원에서 그대로 하기로 했다.

내 마음이 편한것이 최고라는 생각에, 그리고 너무 좋았던 선생님 덕분에.


1차 시험관이 시작됐고,

처음엔 주사 한가지, 그리고 먹는약 하나 정도로 시작을 했다.

처음에 맞았던 주사는 바늘도 얇았고, 약도 아프지 않아서 ‘이정도면 할만하겠는걸?’ 이라는 생각으로 또 안일하게 시작을 해버리고 말았다.. ㅎㅎ

그치만 일주일뒤, 다시 방문한 병원에선 기존에 맞던 주사에 새로운 주사 2가지가 더 추가가 돼서 총 3개의 주사를 하루에 맞아야만 했고,

심지어 채취를 앞둔 72시간 전에는 또 3개의 주사가 추가가 됐다.

하루에 주사를 6개씩 맞고있는 내 배를 보니.. 현타가 오고야 말았다.

와, 진짜 이렇게까지 해서 아기를 가져야해? 나 아이를 원하는건 맞는거야?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각이 오락가락 했다.


그치만 어릴때부터 늘 생각했던건,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자.

이 말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애를 썼다.


노력이 가상했는지, 난포는 양쪽에 각각 6개,5개씩 잘 자라주고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자궁내에 용종이 있다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아 이렇게 되면 신선이식은 못하게 되는건데..?


정말 하루라도 빨리 시험관 이라는 것을 끝내고 싶었다.

동결을 하게되면 비용적인 부담도 너무 컸고, 동결을 했다가 해동하는 과정에서 배아가 망가져서 이식을 못했다는 후기들도 너무 많이 봐서

기껏 채취를 해놓고 이식도 못해보고 끝날까 너무 두려웠다.


채취후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용종이 왼쪽으로 치우쳐져서 생겨있다고 하셨다.

왠만하면 이번 차수는 건너뛰고, 자궁경 하고 동결이식을 하는게 좋겠어요 라고 말씀하셨지만,

또 나의 고집으로 일단 신선이식을 해보기로 했다.

안되면 다시 또 채취할게요. 라고 자신만만하게 얘기를 했다.

왜? 나는 될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5일배양한 배아를 2개를 이식을 했고,

용종이 없는 오른쪽으로 배아를 잘 붙여서 이식해 주셨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집에 왔다.

집에와서는 매일매일 단백질을 먹었고, 아보카도를 챙겨먹었고, 착상스무디 라고 하는것도 챙겨먹었다.

이미 또 나는 임산부의 마인드가 되어있었고, 이식날 같이 가주신 엄마도 또한 나를 임산부 취급을 했다.

매일 아침마다 전화가 와서 기분은 어떤지, 몸상태는 어떤지 매일매일 체크를 했다.


이 관심이 점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괜히 엄마한테 말했나, 하는 후회를 하기 시작했고, 점점 엄마의 전화가 오면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초반엔 뭔가 임신 증상처럼 배도 콕콕 쑤시고 졸음이 몰아쳐오고 , 속이 울렁거림도 있었어서

아 역시 임신이 되었구나! 라고 기분좋은 상상을 하기도 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난 이후부터 그 모든 증상이 다 사라지기 시작했다.


피검사 날까지는 테스트기는 하지않으리 다짐했던 나지만,

남편이 출근한 사이 참지 못하고 임테기에 손을 대버리고 말았다.


결과는 단호박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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