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 ep.04

패배자의 마음

by 꼬미맘

그렇게 어영부영 한달을 보냈고, 2차 시기가 돌아왔다.

이번엔 주사를 바꿔보기로 했다.

지난번 차수때는 난포는 잘 자랐지만 배아들이 상태가 안좋았으니, 난자의 질을 높여볼수있게 주사를 바꿔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난임계의 에르메스라고 하는 퍼고베리스 주사를 처방받아왔다.


악명높기로 유명한 퍼고베리스.

첫날은 병원에서 놔주셔서 주사 교육을 받고 병원에서 맞고 왔는데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주사 약이 들어가는 순간 온몸에 전기를 맞은듯 찌릿 하면서 온 신경을 다 건들이는것 같은 느낌.

주사를 맞은쪽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서 순간 일어나다가 다리에 힘까지 풀려버리는.

와.. 집에가서 이 주사를 매일같이 어떻게 맞아야 하지..? 너무 무서웠다.


그렇지만 또 한가지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내 성격. 유일하게 내가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성격 덕분에, 그럭저럭 열심히 주사를 맞았다.

퍼고베리스의 유일한 장점은 이 주사가 너무 아픈 덕에 나머지 주사가 아프지 않게 느껴질수 있다는것... 정도였던것 같다.

최대한 덜 아프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매일같이 얼음찜질을 하고 주사를 맞았다.

한겨울에 얼음찜질이라니.. 온몸이 덜덜 떨렸지만 그래도 아픈것 보단 나았던것 같다.


역시 열심히 하면 결과가 좋군!

다행히도 내 뱃속에 난포가 20개 정도 자라고 있다고 하셨다.

1차수 때의 2배.

그렇게 나는 총 28개의 난자를 채취했다.


1차때는 채취한 날도 생각보다 금방 회복이 됐었는데, 2차 채취때는 정말 많이 아팠다.

복수도 찼고, 그래서 새로운 약들을 더 추가해서 먹게되었다.

신선이식을 목표로 했지만 혹시라도 계속 복수가 차게 되면 이번 차수는 동결로 진행하자고 하셨다.


너무 다행히 회복 속도는 좋았고, 그렇게 나는 4일 배양된 상급 배아 2개를 이식할 수 있었다.


마음을 비우자 비우자 해도 도저히 비워지지 않던 2차시기.

정말 이식후 3-4일은 집밖에도 나가지 않고 매일을 먹고자고만 하며 지냈다.

덕분에 몸무게는 최고치-

임신만 된다면 다 괜찮아 라고 했지만 또 실패.

나는 그렇게 또다시 무너짐을 겪었다.

작가의 이전글난임일기 e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