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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Pay it forward' 문화

댓가를 바라지 않는 소개와 도움의 문화

도와달라고 청했을 때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은, 도움을 청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 스티브 잡스

실리콘밸리에는 Pay it forward 라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정확히 한국말로 귀에 쏙 들어오게 해석하기 어려운 문장이다. 설명들은 대로 풀어내 본다면,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댓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도와주는 문화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스티브 잡스가 12세 소년이었을 때의 일이다. 주파수 카운터(Frequency counter)를 만들고 싶었던 소년 스티브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바로 전화번호부였다. 두꺼운 전화번호부 책에서 스티브가 찾아낸 번호는 휴렛 팩커드의 창업자 중 한 명인 빌 휴렛(Bill Hewlett)의 전화번호였다고.  놀랍게도 빌 휴렛은 스티브 잡스의 콜드 콜(cold call)을 받았고, 스티브 잡스가 필요한 부품을 공급해 주었을 뿐 아니라 휴렛 패커드의 인턴십까지 제안했다고 한다. 


He laughed and he gave me the spare parts 
to build the frequency counter and he gave me a job that summer 
at Hewlett-Packard,  working on the assembly line putting nuts and bolts together on frequency counters  

(출처 : How a cold call helped a young Steve Jobs score his first internship at Hewlett-Packard)


전설 같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실리콘밸리에서 이와 같은 댓가없는 도움과 조언의 문화는 매우 일반적이라고 한다. 


테크핀 스타트업 렌딧의 김성준 대표는 Pay it forward 의 진정한 의미를 스탠포드대학원의 수업에서 몸소 체험했다고 전한다. 스탠포드 대학원에는 전설적인 창업가 중 한 명인 스티브 블랭크 교수가 가르치는 The Lean Launchpad (코드명 E245) 라는 유명한 수업이 있다. 스탠포드 대학원의 여러 학과 학생들이 지원을 하고, 그 중 40명을 뽑아 한 학기 동안 그야말로 창업 실전을 경험하게 하는 수업이다. 학생 40명에 멘토 역시 40명이 참여하는데, 이 멘토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실제로 멘토이면서 엔젤투자자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김성준 대표 역시 이 수업에서 픽사(Pixar) CTO 등 좋은 멘토들을 만났고, 클래스에서 2등의 성적을 거두며 바로 창업을 할 수 있었다. 


스티브 블랭크 교수가 이렇게 바쁘고 유명한 멘토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할 수 있는 배경에도 바로 실리콘밸리의 Pay it forward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멘토들은 대부분 스티브 블랭크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자신의 멘토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받은 것과 같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펼치는 것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김성준 대표 역시 실리콘밸리에서 온라인 패션 커머스 회사인 스타일세즈(StyleSays)를 창업했을 때, 이 수업의 멘토들을 통해 GAP의 전 대표인 제니밍(Jenny Ming) 등 회사의 주요 조력자들을 소개 받았다. 콜드 이메일(Cold email)의 영향력도 알게 되었다. 스탠포드 졸업생 명부에서 현재 패션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들을 찾아내 여러 통의 콜드 이메일을 보냈더니, 실제로 여러명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고. 이렇게 시작된 인연과 그들의 소개를 통해 토리버치(Tory Burch)의 전 CMO인 미키 베라르델리(Miki Berardelli)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어떤 특별한 댓가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패션 산업의 후배에게 손을 내밀어 조언을 주고 도움을 주었다. 한국에 돌아와 렌딧을 창업한 후에도 인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지속적인 창업과 혁신의 배경에는 이렇게 적극적인 pay it forward 정신이 자리하고 있어요.  그런데 렌딧을 창업하며 한국에 돌아와 보니 이제는 한국에도 이런 선배들의 댓가를 바라지 않는 도움의 문화가 널리 퍼져 있더군요. 


김성준 대표가 말하는 Pay it forward 의 실천 방법!! 


어떠한 주제가 있을 때, 주변에서 이 분야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보세요. 

그리고 이메일 주소를 알아 냈다면, 망설이지 말고 솔직하게 도움을 받고 싶은 부분을 써서 보내 보세요. 

거절을 당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거절에 익숙해 지셔야 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분들이 기꺼이 손을 내밀어 도와 주려고 하는지 알게 되실거에요. 

그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우리도 기꺼이 Pay it forward 합시다. 



이 글은 얼마 전 글로벌창업센터에서 있었던 '스타트업 네트워킹' 강연에서 렌딧 김성준 대표가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Pay it forward 문화가 널리 자리 잡길 바라며!!  - <꼬날이 간다> 66번째 brunch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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