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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조직의 10가지 페르소나

‘스마트퓨전 시대, 디자이너의 다양한 얼굴’ 발표를 듣고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 간 이어져 온 전통적인 비즈니스와 혁신 비즈니스가 끊임없이 융합되고 있는 시대다. 때로는 전통 산업과 새로운 방식으로 그 분야를 혁신하고 있는 산업이 부딪치며, 관습이 무너지고 새로운 룰이 탄생하기도 한다.


렌딧김성준 대표는 이러한 지금의 모습을 ‘스마트 퓨전(Smart Fusion) 시대’라고 정의해 보았다고 말한다.


아이폰이 2007년에 탄생했죠.
이후 우리의 생활 모습이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크게 변화되어 왔습니다.
 
제가 2010년에 미국 유학을 갔는데, 가기 전에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그래도 책을 보는 거였어요. 그런데 2년 뒤 잠깐 한국에 들어와 지하철을 탔는데,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무언가를 하고 있더군요.
10년이 지난 지금은 말할 것도 없죠.

생활 환경 뿐이 아니다. 산업 환경과 그 속에서 일하는 우리들의 업무 환경 역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노베이터의 열가지 얼굴 - 문화인류학자부터 ~ 스토리텔러까지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The ten faces of innovation)>IDEO톰 켈리(Tom Kelly)가 2005년에 발간한 책이다. 벌써 14년 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현재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성장하며 혁신을 만들어 가고 있는 여러 창의적인 조직들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참고서라고 생각된다.


톰 켈리는 이 책에서 혁신을 거듭하는 조직에는 10가지 혁신의 페르소나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1.문화인류학자 (Anthropologist) - 관찰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가져오는 사람   
2.실험자(Experimenter) - 끊임없이 프로토타이핑하고 모험적인 실험을 하는 사람  
3.타화수분자(Cross-polinator) - 새로운 영감과 통찰을 기업의 필요와 접목시키는 사람  


4.허슬러(Hustler) - 장애물을 넘기 위한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지닌 사람
5. 협력자(Collaborator) - 그룹 간에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사람
6. 디렉터(Director) - 사람들을 모으고 창의적인 재능에 불꽃을 일으키는 사람



7. 경험연출가(Experience architec) - 깊은 잠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
8. 무대연출가(Set designer) - 물리적 환경 변화를 팀 전체 혁신의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
9. 케어기버(Caregiver) - 공감 능력을 기반으로 사람 중심의 솔루션을 찾는 사람
10. 스토리텔러(Storyteller) - 감동적인 이야기를 개발하여 전달력을 높이는 사람




이 때 모든 사람은 다양한 역할을 복합적으로 수행한다. 예를 들어 발표자인 김성준 대표는 렌딧의 대표이사이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고 아빠이며 부모님에게는 아들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어떤 팀과 주로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따라 케어기버가 되기도 하고, 디렉터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타화수분자가 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위 10가지를 구분한 3가지 카테고리가 린스타트업의 주창자인 스티브 블랭크 교수가 정의한 린스타트업의 프로세스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프로덕트로 만들어 내고, 고객에게 소개해서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관찰, 측정하고 학습해서 지금의 아이디어를 유지할 지 혹은 다른 아이디어로 바꿀 지를 결정하는 순환을 빠르게 반복한다는 것이 린스타트업의 기본 프로세스다.


디자인씽킹의 핵심 프로세스 역시 비슷하다.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관찰하고 탐색해 나가는 ‘니즈파인딩(Needs Finding)’과 이렇게 발견된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솔루션을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검증해 나가는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을 반복해 나간다는 것.


디자인씽킹도 린스타트업도 모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방법론이니,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거장들의 철학이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 정리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디자인씽킹과 린스타트업의 공통점이란 글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스티브 블랭크 교수는 ‘스타트업이란, 반복 가능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가는 임시적인 조직'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 회사 렌딧 역시, 크고 작은 조직 개편을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혁신 조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Engineering - Product - Business - Operation - Marketing 등 직군 위주의 기능 조직으로 일할 때도 있었고,  모든 직군을 회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단위로 나누어 목적 조직으로 일할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기능조직과 목적조직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조직을 실험 중이다.  




김성준 대표의 발표를 들으며, '스타트업이란 전통과 신기술이 만나고 모든 것이 융합되고 있는 스마트 퓨전 시대에 창발되고 있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일컫는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끊임없이 만들어 지고 있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그 안에서 일하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탄생시키게 될 미래의 조직과 일하는 문화에 대해 기대가 되는 이유다. 나 역시 그 안의 요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지난 5월25일 개최된 한국디자인학회 봄 국제학술대회에서 렌딧 김성준 대표가 발표한 <스마트 퓨전시대, 디자이너의 다양한 얼굴>을 듣고 쓴 글입니다. - <꼬날이 간다> 76번째 brunch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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