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인연은 우연처럼 찾아오는 것

- 체스터님, JP, 그리고 SJ 와 만났던 첫날의 기억들

꼬날님은 계속 좋은 성과를 낸 스타트업에서 홍보 담당으로 일했던 것 같아요.  
대체 어떻게 그렇게 좋은 회사들을 만나게 된거죠?

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합니다.  그러니까요.  가끔씩 저도 신기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좋은 팀에 홍보담당으로 함께 하게 되고, 그 때 마다 팀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여러 차례 할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좋은 상사를 만나는 복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제나 제 의견을 존중해 주시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상사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한 번 돌아 봤습니다. 지난 10년 간 함께 일해 온 제 상사분들..    체스터님과의 첫 만남,  2008년~10년을 함께 해 주신 JP 와의 만남, 그리고 지금 함께 하고 있는 SJ 와의 첫 만남..    


체스터님과 처음 만난 건 2005년 가을, 검색엔진 첫눈에서였어요. 전 당시 홍보대행사 OPQR 에서 첫눈을 담당하던 팀의 팀장이어서 1주일에 2번씩 첫눈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었고, 체스터님은 첫눈의 해외 비즈니스 담당자였습니다. 하지만 지나면서 살짝 눈인사를 하는 정도로, 제대로 이야기 한 번 나눠 보지 못했던 듯.  얼마 뒤에 제가 첫눈에 홍보담당으로 입사했을 때에는 체스터님은 이미 첫눈을 그만 두시고 태터앤컴퍼니를 창업하셨으니까요.


어느날 체스터님에게서 꼬날에게 처음 날아온 이메일은 정말 의외였어요. 2006년 4월 혹은 5월이었을 것 같은데, 내용은 '태터툴즈 차이나가 곧 오픈될 것 같다. 기사를 내고 싶은데, 좀 도와줄 수 있냐?' 는 것이었습니다. 첫눈에 계실 때 이야기 한 번 제대로 해 보진 않았지만, 왠지 해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태터툴즈 차이나가 오픈된다는 보도자료를 써서 배포했고, 이후로 체스터님과 종종 연락하며 지내는 사이가 된거죠.


얼마 있다 첫눈이 NHN에 인수된 후 체스터님에게서 다시 연락을 받았습니다. 태터앤컴퍼니에 들어와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어요. 별로 망설임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던 듯. 일단 그냥 왠지 체스터님이 너무 좋았고요.  ㅎㅎㅎ    저는 2003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던 블로거였던 만큼, 설치형 블로그라는 새로운 분야를 홍보해 본다는 일이 정말 흥미로와 보였거든요.  


이렇게 시작된 인연이 지금처럼 특별해 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후 10년 간 계속 체스터님과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저에게는 상사이시기도 하지만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상담할 수 있는 고민 상담소이기도 하고, 또 커리어에 대해 미래에 대해 늘 의견을 여쭤보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멘토가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건 태터앤컴퍼니 이후로 함께 일하고 있는 제 상사들과의 만남 모두가 체스터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    ^^d


"꼬날님, 구글에 가지 않으시면 어떻게 하고 싶으신지 말씀해 보세요.
꼬날님이 원하는 대로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볼게요."



2008년 9월, 태터앤컴퍼니가 Google 에 인수될 무렵의 어느날..   체스터님이 이렇게 막 믿음직한 말씀을 하시면서 꼬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을 때였어요. 마침 그 때 체스터님 핸드폰으로 '띵동' 하고 도착한 문자 하나.  내용은 "이번에 소프트뱅크가 새로 투자하는 엔써즈라는 회사가 있는데, 꼬날님을 한 번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것.  보낸 사람은 지금은 구글 서울캠퍼스의 Head 이신 임정민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이었습니다.


제가 진짜 진짜 너무 너무 좋아하는 JP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문자를 받은 후 얼마 뒤 엔써즈 사무실에 가 김길연 대표님과  JP(이준표 이사)를 만나게 되었고, 얼마 후 바로 엔써즈의 9번째 구성원, 여직원 1번으로 일하기 시작했거든요.   ㅎㅎ


2009년 6월, 월간  W.E.B  인터뷰에서  JP(왼쪽)와 Sherman

JP 는 제가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상사였습니다. 어렵다고 이야기하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주고, 필요한 때에는 언제나 함께 해 주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JP에게는 항상 '이거 어렵다, 저게 싫다'고 징징대기만 했던 것 같은데, 언제나 문제를 해결해 주고 답을 만들어 주는 상사였던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저는 종종 JP 를 찾아가 징징댑니다.   저를 정말로 잘 알고 계시는 분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도 오래 오래 제 조언자가 되어 주시리라 믿어요.   :-)


최근에 함께 일하게 된 렌딧.의 SJ(김성준 대표)와는 진짜 진짜 스치듯 첫 만남을 가졌던 것 같아요.  2011년 초여름 즈음?  가로수길에 있었던 아블라컴퍼니 사무실에 키가 엄청 큰 어떤 사람이 SSG 들어왔고, 체스터님이 뉴욕에서 StyleSays 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김성준 대표님인데 엔젤투자를 하게 되었다고 소개하셔서 인사했던게 첫 만남이었던 걸로 기억..   제 생각에는 아마  SJ 도 그 날 인사했던게 잘 기억나지 않으실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게 처음 인사를 했던 것 같아요.  와~ 생각보다 꽤 오래전!!  ㅎㅎ


그 이후에 띄엄띄엄 연락이 왔어요. 2012년 여름에는 새로 마케팅 하시는 분이 조인하셨는데, 홍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좋겠다고 연락주셔서 뉴욕-서울 행아웃을 했던 적도 있고요. 제가 미국에서 창업한 한국 출신 창업가를 미디어에 소개하기 위해 연락을 드렸던 적도 있지 않았을까 해요.


지난 1월 4일 이데일리의 인터넷 방송인 eTV 와 만난 렌딧 김성준 대표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연락이 온 건 작년 4월7일이었어요.  StyleSays 사업을 접고 한국에서 P2P 대출 플랫폼 사업을 새로 시작했는데 곧 투자를 받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 홍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이메일이었고요.  만나서 설명을 들었지만 좀 어려운 것 같고 잘 모르겠는 분야였지만, 왠지 김성준 대표님이 좋아서 미디어리스트도 막 드리고 보도자료도 함께 써 드리고 그러면서 다시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던 듯..  ㅎㅎ


그.. 그러다 Tapjoy 를 그만두고 놀려고 마음 먹고 있던 꼬날에게 어느날 갑자기 토요일날 커피 한 잔 하자고 하셔서 나갔다가..  나갔다가..    그 다음 이야기는 여기에 있고요.    잠깐 파트타임으로 렌딧. 홍보를 하고자 했던 시작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일을 시작하면 제 머리 속은 온통 회사와 대표님 생각으로 가득해 집니다.  이제는 머리 속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분들과의 만남이 이렇게 스치듯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고 종종 생각하곤 해요.


그런데 돌아보면 처음 만남은 별 일 아닌 듯 시작됐지만 생각지 않게 가벼운 일을 함께 해 보는 걸로 시작해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그런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쌓여 가면서 점점 더 많은 일을 같이 하게 되는 순간이 시작되었던 듯!  이렇게 소중한 인연들이 우연처럼 시작되므로, 매일 매일 만나게 되는 여러분들과의 만남도 소중한 것이겠죠?   앞으로 또 다가올지도 모르는 어떤 인연들을 기대하며..   - <꼬날이 간다> 16번째 brunch 끝


작가의 이전글 좋은 홍보 담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