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를 키울 때 VS 둘째를 키울 때

현실과 타협해가며 득도하는 엄마의 모습이란!

by 한고운

첫째를 키울 때, 그리고 둘째를 키울 때

엄마의 태도나 마음가짐 등등

여러모로 다른 부분이 있다.


초보맘 시절에는 무엇이든

최고로 좋은걸 아이에게 해주고 싶고,

정석대로 하기 마련이다.


반면 둘째를 키울 때는 한결 여유로워진다.

'적당히', '어지간히'를 신조로 여기며

유연하게 행동한다고 할까?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가게 되는 것 같다.


영유아기 때는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는데

돌아보니 어느새 다 추억이 되어버렸다.


27개월 터울로 남매를 키우며 겪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정리해보았다.


실제 본인의 경험이 대다수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경험도 있다.


진지하게 읽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읽어 보시기를!




첫째를 키울 때 VS 둘째를 키울 때


아이를 키우며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첫째 아이 때, 전문가 의견과 책에 나온 대로 해보려 애쓴다.

둘째 아이 때, 적당히 경험과 감으로 하며 규칙적이고 계획대로 아이를 키우려던 모든 행동을 내려놓는다.


아이 먹거리를 살 때

첫째 아이 때, 유기농 무농약은 기본이고 과자나 음료 등 유아전용 먹거리를 먹인다.

둘째 아이 때, 무조건 첫째 아이랑 같은 음식으로 먹여 싸우지 않게 한다.

돌 이전에 아이스크림의 신세계에 입성은 기본, 시판 과자는 애교이며 가끔 사탕과 초콜릿도 입에 넣어준다.

(제발 울고 떼쓰는 것만 그만해다오 라는 심정으로)


이유식을 시작할 때

첫째 아이 때, 모든 게 신기하고 다양한 재료를 구매하여 이유식 조리기로 직접 만들어 준다.

둘째 아이 때, 만사가 귀찮아 집에 있던 믹서기로 대충 느낌대로 갈아서 만든다.

어느 정도 이빨이 나면 종종 맨밥도 주며 시판 이유식도 종종 먹인다.

하루빨리 커서 같이 밥 먹는 날만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물이나 음료를 줄 때

첫째 아이 때, 어떤 빨대컵이 좋을지 폭풍 검색 후 시기별로 다양하게 구매한다.

둘째 아이 때, 빨대를 분리하지 않은 채 대충 물로 씻기도 한다.

대충 건너뛰고 컵 사용 단계로 바로 들어간다.


유모차를 선택할 때

첫째 아이 때, 이왕이면 폼 나고 있어 보이는 디럭스형 유모차로 한치의 고민도 없이 새 제품으로 산다.

둘째 아이 때, 휴대용 초경량 유모차 혹은 쌍둥이 유모차를 중고로 산다.


장난감을 관리할 때

첫째 아이 때, 이것저것 새 제품을 사주고 자주 세척하고 닦아준다.

둘째 아이 때, 어지간해서는 새로 사는 일이 없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면역력’이라는 신념으로 신생아 시절만 지나면 위생관념에 얽매이지 않는다.


임산부 정기검진 날에는

첫째 아이 때, 남편이 늘 함께하고 초음파 사진은 수첩에 메모와 함께 보물처럼 간직한다.

둘째 아이 때, 혼자 가는 날이 더 많고 초음파 사진은 서랍에 대충 넣어놓아 어딘가에 있으며

다시 꺼내보는 일은 극히 드물다.


백일 돌 등 특별한 날에는

첫째 아이 때, 스튜디오 사진은 물론 스냅사진도 꼭 찍는다.

둘째 아이 때, 다 부질없다. 최대한 생략한다.


입이나 코를 닦아줄 때

첫째 아이 때, 형광물질 걱정에 삶아서 빤 가제수건을 사용한다.

둘째 아이 때, 물티슈와 일반 휴지를 사용한다.


잠을 잘 때

첫째 아이 때, 아이가 잠들면 나도 잘 수 있다.

둘째 아이 때, 바통터치하듯이 한 놈이 자면 한 놈이 깬다.


아플 때

첫째 아이 때, 아이가 2~3일 고생한 후에 낫고, 내내 안타깝고 미안하다.

둘째 아이 때, 서로 옮기고 옮으며 사이좋게 온 가족이 최소 1주일은 고생하고

맨 마지막은 결국 엄마가 몸살로 뻗는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지긋지긋한 이 삶을 제발 좀 벗어나고 싶다”


울거나 보채며 엄마를 찾을 때

첫째 아이 때, 1초 만에 출동한다.

둘째 아이 때, 울음소리만으로도 위급 상황인지 단순 투정인지 판단 가능하다. 곧바로 출동하지 않고, 웬만하면 내버려둔다.


아이 이가 날 때

첫째 아이 때, 다양한 치발기를 사서 물려준다.

둘째 아이 때, 각종 생활 용품 중 실리콘 같이 깨끗하고 안전하고 만만한 놈들을 골라 대충 입에 물려준다.


만화, 동요 등의 동영상이 필요할 때

첫째 아이 때, 돌 전에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특히 외출해서 아이패드나 핸드폰을 아이에게 쥐어준 부모를 보며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다.

둘째 아이 때, 바운서에 앉고 고개를 가눌 수 있으면(100일 전후) 종종 첫째 아이와 같이 보여준다.

그때 엄마는 폭풍으로 집안일과 요리 등을 미친 듯이 해치운다.

외출 시 대중교통, 식당 등에서도 살기 위해 종종 동영상 찬스를 쓴다.


남편의 도움이 필요할 때

첫째 아이 때, 가끔 아기띠를 대신해주기도 하고 기저귀도 갈아주며 목욕도 도와준다.

아이가 어릴 때는 남편 도움 없이 외출은 상상도 못 하며 퇴근하는 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

육아는 물론 살림까지 다방면으로 도움을 준다.

둘째 아이 때, 아기띠는 오로지 내 몫이고 한 손에는 첫째 아이가 있다.

남편이 기저귀 가는 일은 극히 드물며, 간혹 월례행사로 한 달에 한 번쯤 갈아준다.

두 아이 목욕과 재우기 등은 무조건 엄마의 몫이며 그 시간에 남편은 아이패드 게임, 티브이, 영화 등 본인의 취미생활을 깨알같이 즐긴다.

힘들지만 혼자 아이 둘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외출도 가능하며,

남편 퇴근이 늦어질 경우 마주칠 시간이 없기에 싸울 수가 없어서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된다.

육아와 살림에 남편의 도움에 기대감은 사라진 지 오래, 제발 잘 때 코만 안 골아주기를.




인생의 단짠을 느끼게 해주는 우리 집 두 녀석들.

덕분에 나도 자라고, 아이들도 자란다.

그래서 돌아보면 모든 게 감사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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