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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고운 Jul 16. 2021

육회 먹고 남은 흰자가 '머랭쿠키'로 변신!

식재료 활용도 100% 그 비법은?

블루베리를 실컷 먹고도 남았다. 블루베리 풍년이라니, 부자 된 느낌이다. 신선도가 살짝 간당 간강 한 시점, 이럴 때는 잼으로 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다. 전날 밤 만들어 놓은 블루베리잼을 아침메뉴로 활용한다. 역시 잼 바른 빵은 세상 간단하고도 가족들도 다 잘 먹는다.

조식나왔습니다~ 오늘은 블루베리잼이 주인공


우리 집 단골 메뉴 두유 요거트에 방울토마토, 브로콜리까지 곁들이니 훌륭한 아침식사 완성! 다른 게 있다면 아이들은 쌀식빵, 어른들은 잡곡빵인 것, 그리고 잡곡빵에는 슬쩍 크림치즈를 발랐다는 것. (이럴 때 보면 유제품, 밀가루를 제한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참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먹어야겠기에....) 블루베리잼과 크림치즈의 조화는 정말이지, 먹을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난다.

색깔도 모양도 조금씩 다른 각자의 접시샷


잘 먹고 난 후 그릇도 각자 정리하는 아이들. 접시는 접시끼리, 수저는 수저끼리, 컵은 컵 끼리 잘 놓도록 훈련한 결과 이제는 제법 잘하는 편이다. 물론 컵은 편한 설거지를 위해 물로 한번 헹궈놓아 주는 센스도 발휘해준다.



이 전에 광장시장에서 육회를 포장해와서 먹었었다. 육회에 노른자가 필수라는 건 다들 아는 상식! 그렇다면 흰자의 행방은 어디에? 냉장고에 잘 킵 해 두었다가 오늘 처치하기로 했다.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냥 계란 후라이로 먹는 거겠지만, 그러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평소 베이킹을 즐겨하는 나로서는, 일부러 흰자 노른자를 분리해서 빵도 굽는 마당에 이렇게 좋은 찬스를 놓칠 수 없는 것이다.

계란 흰자의 출처는? 정답: 육회에 노른자를 사용하고 남은 거


계란 흰자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해보다가 먼저 마카롱을 떠올렸다. 아, 근데 아몬드가루가 마침 똑 떨어졌다. 그렇다면 후 순위로 머랭쿠키 당첨! 사실 요리 난이도는 하이지만 준비물이 좀 거창하다. 재료는 계란 흰자와 설탕, 레몬즙이 필요하고 베이킹 장비로는 핸드믹서, 짤주머니 그리고 모양깍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모양깍지를 야심 차게 사놓고 막상 사용한 적은 별로 없기에, 과연 손에 힘 조절을 잘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시도해보았다. 의외로 모양 잡기는 수월했고 대충 짜도 크게 실패 없었다. 휴 다행이다 싶었다. 금세 한 판이 꽉 차고 얼른 오븐에 구워준다. 일반적으로 베이킹은 180도에서 30~40분 굽는 편이지만 머랭쿠키는 달랐다. 90도에서 무려 1시간이나 구워야 한다는 것! 성질 급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1시간 후에 만나요~ 머랭쿠키의 아름다운 자태


베이킹은 먹을 때랑 만들 때는 참 좋은데 뒷정리가 귀찮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머랭쿠키가 구워지는 시간이 긴 덕분에 여유 있게 설거지와 정리를 끝내 놓았다. 벚꽃 느낌 나도록(봄도 아니면서) 분홍색 딸기 파우더를 넣었으나 티가 하나도 안 나는 게 흠이다. 이럴 수가 있나... 다음에는 식용 색소를 사봐야겠다.


베이킹은 아무리 마음을 비우려고 해도 자꾸 사고 싶은 장비와 재료가 야금야금 늘어난다. 그래도 사 먹는 것보다 저렴하지 않겠냐며 합리화를 시킨다.


머랭쿠키는 살찌는 것만 빼면 참 완벽한 메뉴이다. 예쁜 모양은 물론이고 바삭바삭하면서도 사르르 녹는 이 맛 이란!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 간식이었다. 계란 흰자의 출처가 육회였다는 게 좀, 아니 많이 웃기지만.(늘 나의 요리는 이런 식이다.)

다음에는 대량생산에 도전! 만족스러웠던 머랭쿠키



점심에는 No.1 쏘울 푸드 떡볶이를 만들어본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먹는 떡볶이는 정말이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번에는 당면을 곁들이고 양배추를 비롯한 각종 야채들도 듬뿍 추가했다. 떡볶이떡이 없는 관계로 떡국떡으로 대신했지만, 그 맛은 여전하다는 것.


개인적으로 국물이 자작한 스타일의 떡볶이를 좋아한다. 쫄면을 넣느냐, 라면을 넣느냐에 따라서도 그 느낌이 확 바뀌는 떡볶이의 신비로운 세계. 이 뜨거운 떡볶이에 대한 애정으로 나중에 사설 떡볶이 연구소 하나 차려야겠다 싶다.

언제 먹어도 대 환영! 내 맘대로 떡볶이


떡볶이에는 만두나 김말이가 함께 따라붙는 것은 정석. 이 날의 선택은 만두였다. 여기에 전날 먹고 남은 홈메이드 당근케이크도 함께 했다. 매콤한 맛을 중화시켜 주는 데는 달다구리만 한 게 없다.

여기 만두도 추가요~ 여기 당근케익도 추가요~



저녁은 닭고기 요리를 준비했다. 닭다리와 닭날개를 각 1팩씩 샀는데, 끓는 물에 5분 정도 익혀주고 건져서 간장소스에 졸여주는 방식이다. 닭날개+닭다리 간장조림이라고 해야 하나.


에어프라이어에도 만들 수 있는 요리이지만, 양이 많은 관계로 에어프라이어에 최소 2회는 돌려줘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려서 포기. 그냥 후라이팬에 볶아서 만들었다. 파프리카는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이번에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닭고기 요리를 빛내주었다.

하루 한 끼는 그래도 고기를!


토마토는 가능한 집에 꼭 사놓는 편인데, 샐러드로 만들기도 간단하다. 견과류, 청상추, 건포도를 함께 곁들이이니 꽤 그럴듯하다. 여기에 친정 찬스로 얻어 온 오이물김치도 꺼낸다. 역시 여름에는 국 대신 이런 종류의 물김치가 제격이다.

단촐하지만 영양은 골고루 챙긴 저녁메뉴를 소개합니다!


불길한 예감은 늘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혹시 양이 좀 적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이 밥을 다 먹더니 아직 배고프단다. 하이고야. 닭고기도 더 없는데 어쩐담. 급한 대로 김이라도 꺼내 밥이랑 더 주었더니 냉큼 참 잘도 먹는다. 다음에는 고기를 3팩 사야 하는 거니? 아.. 아... 우리 집 엥겔지수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오늘도 삼시세끼와 베이킹으로 간식까지, 주방에서 참 열심히 근무했다. 앞치마가 마날이 없지만, 그래도 잘 먹는 아이들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내일도 맛있는 요리 선보일게, 얘들아!

1차로 마무리하면 좋겠지만, 2차도 요청하는 먹성좋은 녀석들. 김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 해당 글은 <Daum 홈&쿠킹> 메인페이지에 소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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