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수프

든든한 아침 한 끼를 책임져줘!

by 한고운

수프의 계절이 왔다. 참으로 반갑기만 하다. 쌀쌀해진 날씨 덕에 아침이면 자동으로 따끈한 무언가가 그리워지기 마련. 이럴 때 속을 부드럽게 채워주는 수프가 아침식사로 제격이다.


물론 양파를 볶고, 재료를 끓이고, 믹서기에 갈고, 다시 또 끓여줘야 하는 번거로운 조리 과정이 수반된다. 하지만 따끈한 수프를 호로록 먹다 보면 이런 수고로움 쯤이야 버티게 해 주는 힘이 생긴다.


수프라고 해서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감자나, 당근 등 집에 있는 평범한 재료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양파에 버터를 넣어 볶아주다가 주 재료를 넣고 여기에 소금, 후추, 치킨스톡을 더한 후 우유나 생크림을 넣어 끓이면 완성이다.


다만 우리 집은 생크림은 사용하지 않고 우유 대신 무가당 두유로 만든다는 게 좀 다르다면 다른 점이고 나머지 재료들은 동일하다. 그리고 따로 밀가루를 볶아 루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인데(귀찮기도 하고 맛에 큰 차이가 없어서 생략함) 물론 제대로 수프 맛을 내려면 이 과정도 추가해야 한다.


마무리는 대부분 크루통과 파슬리가루 톡톡 뿌려주는 것으로 끝. 여기에 빵이나 과일, 야채, 계란 등을 곁들이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우리 집에서 가장 자주 식탁 위에 등장하는 수프 5가지-완두콩수프, 양송이수프, 당근수프, 감자수프, 단호박수프-를 차례대로 소개해본다.



1. 연두색 색감이 예술! 완두콩수프

친정에서 완두콩을 한가득 주신 덕분에 손쉽게 재료를 마련했다. 완두콩은 통조림으로도 나오기 때문에 비교적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완두콩은 냉동상태였기에 끓는 물에 살짝 데쳐주었고, 양파를 버터에 볶다가 완두콩과 두유를 넣고 끓여준다. 한 김 식힌 후 믹서기에 갈아주고 소금, 후추, 치킨스톡 소량 첨가해서 한 번 더 끓여주면 된다.


레시피에 따라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체에 거르기도 하지만, 완두콩의 영양을 다 섭취하려면 그대로 먹는 걸 추천한다. 완두콩을 몇 개 남겨두었다가 수프 위에 얹어주면 더 예쁘다. 그야말로 고소함이 폭발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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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특유의 향이 기분 좋게 만드는, 양송이수프

양송이를 냉장고에 두면 의외로 금방 상한다. 싱싱한 재료는 맛있는 요리의 기본! 구입하는 대로 적어도 하루 이틀 내에 얼른 사용하는 게 좋다. 양파를 버터에 볶다가 양송이를 넣고 다시 볶아준다. 데코용 양송이를 몇 개 건져두고 두유와 소금, 후추, 치킨스톡을 간에 맞게 조절한다. 믹서기에 갈고 한번 더 끓여주면 완성된다. 입맛이 까다로운 둘째도 다른 건 몰라도 양송이수프 만큼은 잘 먹는다. 크루통과도 잘 어울려서 넉넉하게 준비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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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런 맛 처음! 당근의 대 변신, 당근수프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대용량 당근을 종종 구매한다. 자연히 주어진 과제는 "당근을 처리하라!". 당근 라페도 만들고, 당근케이크도 만들어 보았는데 또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근수프를 떠올렸다. 당근이라고 수프에 안 어울린다는 법은 없으니까.


역시나 새로운 도전은 나쁘지 않았다. 색감이 예뻐서 먼저 눈으로 한 번 그리고 그다음에 입에서 한 번 감탄을 하게 된다. 다른 수프들과 달리 당근수프에는 병아리콩이 필요하다. 최소 3시간 정도 불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전날 밤 물에 씻어서 불려놓고 냉장고에 넣어둔 후 아침에 꺼내 사용하였다. 이때 병아리콩은 2~3배는 부풀이 때문에 넉넉한 큰 그릇을 사용해야 한다. 병아리콩을 물에 충분히 삶고 건져낸다.


마찬가지로 양파와 당근을 버터를 넣고 볶아준 후 병아리콩과 두유를 넣고 믹서기에 간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주면 된다. 당근만 들어갔다면 조금 밍밍했을지 모를 가벼운 맛을 병아리콩이 묵직하게 잡아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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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수프, 감자수프

가정에 있는 흔하디 흔한 재료 감자, 고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수프이다. 물론 브로콜리도 넣으면 금상첨화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감자로만 끓여도 상관없다. 감자는 전자레인지나 찜기에 쪄서 껍질을 벗기고 작게 썰어서 준비한다.


감자는 전분기가 있어 걸쭉해질 수 있기 때문에 두유나 우유를 조금 넉넉하게 넣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끓인 후 바로 먹지 않고 시간이 경과한 후에 먹을 경우 점점 더 질퍽해진다. 이럴 때는 그릇에 담기 전에 두유를 조금 더 첨가해서 한소끔 끓여주면 된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그 맛에 반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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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분 좋은 달달함이 느껴지는, 단호박수프

달콤한 맛 덕분에 아이들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호박을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해서 깨끗하게 씻고 전자레인지에 양쪽 면을 각각 3분 정도 돌려준다. 이렇게 하면 조금 말랑말랑해져서 칼질 및 손질하기 훨씬 편하다. 껍질을 잘라내고 씨를 파낸 후 단호박을 쪄 준다.


양파를 버터에 볶고 단호박과 두유를 넣은 후 소금, 설탕(혹은 꿀) 등으로 간을 한다. 믹서기에 갈고 한번 더 약불에서 끓여주면 된다. 단호박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조리 시간을 잡고 만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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