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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석이 Jul 24. 2019

19.07.24 - 나를 확인하고 싶었어

휴학생 짧은 일기

<내 뜻대로 산다는 것>


나는 내 뜻대로 살아본적이 없었어.

그렇게 살지 못했던것도 사실 모두 내 선택이었던 것 알아.

내 뜻대로 살아본적이 없었다는 건 내가 선택하지 못했다는게 아니야 그러니까 말이야..

내가 선택했지만 나는 너무 약했고 주어진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는 기분이었어.


-


나는 누구에게도 확인받지도 인정받지도 못했어.

그래서 싸우고 소리치고 대답해달라 울부짖 기억이 나.

러다가 나중에는 그저 다들 이렇게 사는거라고 믿고 묻어두려고 했나봐.


그리고 나를 증명하고 입증해내려고 수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와 나를 증명할 필요도 입증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나니까

그때가 다시 보이는 것 같아.


-


나는 처절하게 싸웠고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았어.

그들이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진짜 나를 포기하지 않았던 건 나야.


나는 지금도 나를 계속 들여다보고 치열하게 나에대해서 고민하면서

끈질기게 끈질기게 나로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어.

나는 내 존재를 확인중이야. 여전히 말이야.


여전히 급하고 인정받고 싶어하고 증명해내고 싶어하면서.

그렇게 느끼는 나도 나인걸 받아들이면서.

같은 실수를 수십번 수백번 반복하고

좌절하고 고통받는 것도 수십번 수백번 반복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를 있는그대로 봐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어.


죽는 그 순간 내 역사를 떠올릴 수 있길 바라면서.

그리고 지금 출장간 친구 집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2019년 달력을 보던 이 순간을 떠올리며 흐뭇하게 미소지을 수 있게 말이야.


그뿐이야.

나는 나로 잘 살다 가고 싶어.

그게 내가 바라는 거야. 그게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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