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깨는 현석이 Nov 16. 2022

21.07.01 - 10년째 과제 마감 중

휴학생 짧은 일기.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지금 시간이 오후 10시이고 제출 마감 기한은 내일 오전 9시.

주어진 시간 안에 20분짜리 PPT 혹은 40여 페이지 정도의 리포트를 무조건 끝내야 한다.

지금까지의 진행률은 30% 정도. 아직 조사한 자료 내용의 정리조차 다 되지 않았고, 머릿속에선 기승전결이 오락가락하며 남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절대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나머지 70%를 만들기에는 고작 하룻밤. 초조함과 불안함에 떨다 결국 돌아버리기에 충분한, 짧고 급박하고 긴박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은 억만 겁의 시간처럼 절대 흐르지 않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시간이 부족한데 시간이 절대 흐르지 않는 기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번 학기 동안 학사일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성 이론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변곡점을 지나면 자신감으로 점철되어 아무렇지도 않은 평온한 상태가 되므로 결국 한 50% 정도만 완성한 걸 제출한다


어쨌거나 학기는 끝이 났고 나는 비대면이라 이 정도에 그칠 수 있었던 성적을 받아 들었으며 졸업을 위해 마지막 한 학기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긴 시간이었다며 발로 박수라도 짝짝 치고 싶지만 그러기엔 아직 한 학기가 남아서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진짜 열받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19.11.18 - 중간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