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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깨는 현석이 Nov 05. 2022

21.10.06 - 칼럼이 실렸다.

가진 게 나 밖에  없어서요

21.10.06


칼럼이 실렸다. 칼럼이라니. 너무 근사하다. 어떻게 이름도 칼럼이지. 이런 걸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하고 신이 났다. 사실 지금도 여전히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다만 글이 실리고 나서부터는 내가 예상한 것 보다 더 많은 정서적인 지지가 필요하긴 하다. 제안을 받을 때도 글이 발행되면 이후에 뭐가 됐든 감당해야 될 부분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응원과 격려가 있는데도 외롭다. 뭐, 감당해야 될 문제라고는 사실 아직 덜 자라서 다른 사람들 마음에 전전긍긍하는 내 마음 밖에 없지만서도. 그리고 얼마나 대단한 글을 쓴 것도 아니고 내 글이 대서특필 돼서 온 국민이 본 것도 아닌데 내가 너무 자의식 과잉에 오버하는 것 같아 낯뜨겁기도 하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결국엔 '그래 내가 문제지 뭐.'로 결론이 나는 게 나도 주변 사람들도 맘 편하게 끝나는 엔딩인 것 같아서 속상하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 언제까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 그렇다. 이런 활동이라고 마냥 좋은 뜻으로 사람들에게 동참과 관심을 요청하고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기를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다. 늘 부탁하게 되는 입장이 되는 것 같아서 번번히 마음이 축난다. 겨우 쪼그라든 마음에 바람을 넣어도 내가 내 문제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순간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까지 미움받을까 금방 다시 마음이 쪼그라들고 만다. 이런 걸 보면 애당초 이렇게 까지 용기 내서 설칠 깜냥이 안되는 거였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유아적인 시기에 머물러 보살핌이 필요한 내 마음한테 감당도 안되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건 아닐까.


내 수준에 버거운 마음들이지만 잘 견뎌보기로 한다. 크던 작던 결국엔 내 마음이니까 내가 알아서 잘 감당하기로 했다. 사실 별거 아닌 일이다. 내가 너무 약한 탓이다. 그렇게 견디다보면 괜찮아 지겠지. 어떻게 해야 될지는 모르겠다. 스우파에서 리정이 '멘탈잡아 리정아'라는 말을 하는 걸 보고 나도 따라하는 중이다. 멘탈잡아 현석아. 멘탈잡자. 아직 해야 될 일 많이 남았으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하자. 멘탈잡자. 잘 견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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