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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채운 Aug 16. 2024

마음의 미움을 청소하는 방법

비워내고 나누는 것

내 안의 미움을 청소해야겠다. 사람에 대한 미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움, 상처받고야 마는 나를 향한 미움. 온갖 미움들을 한 곳에 잘 쓸어 모아서 내다 버려야지. 마음이란 방 안에 미움을 차곡차곡 쌓아뒀더니 다른 것들을 둘 공간이 없어졌다. 기쁨과 즐거움들이 엉덩이 붙일 곳 없어 공중을 떠돈다. 방 주인인 나 마저 앉을 구석도 없이 서서 버티고 있느라 힘이 든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 


친구와 이야기 중 문득 이런 걸 물었다. 질문이 조금 갑작스러웠는지 친구는 잠시 말이 없었다. 달그락달그락,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빨대로 젓는 소리가 났다. 월요일 아침 필사했던 시의 시상이 행복이었어서 나는 이번 내내 행복이란 단어를 생각했다. 미움을 얼른 버리고 행복을 채워 넣고 싶었다. 행복이란 단어가 어렵게 느껴졌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아지랑이처럼. 간단하다면 간단할 것도 같은데 자꾸만 생각이 깊이 파고든 탓이다. 


"그냥 뭐, 별 일 없이 무난하게 지냈으면 그게 행복 아닌가?"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 그렇지. 그냥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거야 말로 행복일지 몰라." 


평범한 것이 행복한 것. 대화는 평범함에 대한 것으로 흘렀다. 어쩌면 행복은 곁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득 세 잎 클로버들처럼. 나는  주변을 가득 메운 세 잎 클로버 속에서 자꾸만 네 잎 클로버만 찾아다녔다. 


다음 날 아침, 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 날 만난 게 행운이라던 친한 동생의 말에 마음속 미움이 조금 녹아내렸다. 아, 마음의 미움을 버린다는 건 이렇게 하는 거구나. 미움을 청소하는 방법은 좋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었다. 한 송이의 좋은 마음을 건네면 커다란 다발이 되어 내게 돌아왔다. 어느덧 미움은 마음 밖으로 밀려 나 있었다. 남은 마음의 찌꺼기들을 털어내야지. 무언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채워야지. 마음에 햇빛이 들고 행복 한 송이 더 들여놓으려면 부지런히 치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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