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기

저는 다만 의미를 찾고 싶었습니다.

by 꽃채운

희망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회복기 같다던 의사 선생님의 말, 의욕이 돌아오는 것 같다던

그 짧은 말에 지난했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나을 수 없을 거라 절망했던 무더운 여름날이,

하염없이 강물을 내려다보던 매서운 겨울날이,

피어나는 꽃나무에도 웃을 수 없어 눈물짓던 봄날이.


정말로 내가 죽고 말까 봐 겁먹었던 그날들에

저는 다만 의미를 찾고 싶었습니다.


텅 빈 마음 간신히 부여잡고 잃어버린 계절을 헤매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구나 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매미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조금씩, 다시 여름을 느낍니다.



매미 울음소리가 한창이던 낮시간 병원을 찾았습니다. 3주 만에 뵌 의사 선생님은 우울증이 이제 회복기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담담하던 그 말에 눈물이 났습니다. 텅 비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던 날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모래와 먼지뿐이던 사막 한가운데 있었는데, 희망이 생깁니다. 이겨내고 말겠다는 힘도 생겼습니다. 작년 이맘때에는 느낄 수 없던 매미 울음소리가 이제야 저에게 닿습니다. 공허하던 마음에 여름이 물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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