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아! 고모 그냥 크롱이랑 결혼하면 안 돼??

결혼의 조건

by 꼬야

코로나 19로 인해 집안에서만 놀던 세 조카들과 잔디 정원이 넓은 할머니네로 소풍을 가기로 했다.

계란 프라이에도 ‘고모도 요리할 수 있어?’하며 놀란 눈으로 반문하는 튼튼이에게 김밥을 싸겠다 하면 어떤 표정일지 몰라 김밥은 맛집에서 사고, 음료, 소풍 매트와 모자도 챙겼다. 출발 구호를 시작으로 차 안 가득한 아이들의 웃음과 왁자지껄한 소리는 쉴 틈도 주지 않고 나를 정신없게 만들었다.


나는 아이들을 집중시켜야만 했다.

차가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업된 그들의 마음을 조금 눌러줘야만 했다.

“조카들... 조카들!!!”

나의 부름에도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지들끼리 너무 신나 있었다.

“조카들!!!” 세 번째 부름에 반응이 왔다.

“응 고모?? 왜?”

“고모 말 좀 들어봐.”

“응, 재밌는 이야기야?”

“응, 어제 고모가 꿈을 꿨는데.”

“응.” 아이들은 어느새 차분해졌다.

“고모가 뽀로로 마을에 간 거야.”

“정말?? 고모 정말??”

“응.” 그리고는 창의력이 부족한 나는 다음을 이어가지 못하고 말문이 막혔다.

“그래서? 가서 뭐했는데??” 콩이와 튼튼이는 재촉을 하며 다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으.. 응... 가서...” 나는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까꿍이가 기다리지 못하고 말했다.

“아! 고모는 크롱 좋아하지? 크롱 만났어??”

“응... 크롱 만나서...”

“뭐했는데??” 느긋한 말투의 튼튼이가 느긋하게 물었다.

“어... 어.. 크롱이랑... 크롱이랑...”

백미러로 보니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하고는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 크롱이랑...”

나는 다급해졌다.

“크롱이랑... 결혼했어!!!”


흑~! 조카들한테 치는 애드리브라니, 평소 결혼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했다.

고모의 부족한 센스에 반응하는 조카들은 고모보다 훨씬 한 수 위였다.


그들의 기대하던 눈망울은 어느새 걱정 한 가득한 눈망울로 바뀌어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건 콩이였다.

“고모!! 어쩌려고 그래??”

나는 콩이의 반응에 다소 당황했다.

“왜? 크롱이 얼마나 귀여운데. 고몬 크롱 좋아!”

“안 돼! 크롱은?” 콩이는 단호했다.

“왜 안 되는데??” 나는 그들의 답이 궁금해졌다. 왜 크롱이랑 결혼하면 안 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고모가 크롱을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크롱은 안 돼!”

“왜 안 되는 데에?” 나는 어느새 그들에게 시집보내달라고 조르는 딸이 되어 있었다.

“크롱이 얼마나 개구쟁인데, 걔 말 진짜 안 들어.”

헉!!


“아무튼 크롱이랑 결혼은 안 돼.” 콩이는 진심으로 단호했다.

“괜찮아. 고모는 개구쟁이들이 좋아.”

“그래서 우릴 좋아하는 거야??” 튼튼이가 말했다.

“응. 근데 너희들은 개구쟁이여도 좋고, 안 개구쟁이여도 좋은 거지.”

“그래도 안 돼.” 여전히 심각한 콩이가 말했다.

웃기기도 하고, 정말 결혼하려면 콩이 승낙이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콩아... 고몬 크롱 좋은데, 그냥 결혼하면 안 돼?”

“고모 어쩌려고 그래? 크롱은 말도 안 들을 거고, 말도 못 하잖아.”

이어 말하는 콩이는 나름대로 논리적이었다.

“뽀로로는 개구쟁이여도 말은 하잖아.. 근데 크롱은 말도 못 해서 크롱 크롱!!만 하는데, 말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결혼을 한다는 거야!”


헉!!!!


'응, 알겠어. 콩아! 아무리 크롱이 귀여워도, 말이 안 통하는 남자랑은 같이 살 순 없겠지?'

철없이 남자의 귀여운 외모만 보는 고모보다 우리 콩이가 훨씬 낫네 싶어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