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경제 교육을 시킬 때가 온 건 아닐까
해마다 여름이면 정원 넓은 할아버지 댁에서는 '개구쟁이 할아버지 워터파크'가 개장을 한다.
큰 동생이 결혼하자마자 공기 주입해서 쓰는 풀장을 사놓으시고, 7년을 기다리고도(7년 만에 튼튼이가 태어 낳다) 아가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까지 3년을 더 기다리셨다.
그리고 '개구쟁이 할아버지 워터파크'는 3년째 개장 중이다.
워터파크가 개장하는 주말이었나 보다.
모처럼 늦잠을 자는데 전화가 빗발치게 울렸다.
통화하고 끊으면, 또 울리고, 끊으면 또 울리고...
"으악!!!!!"
결국 이불 킥을 하고 일어나 앉았다.
뒷짐 지고 서 있는 고모에게 일단 물총부터 쏘고 시작할 조카들 등쌀에,
손주들을 위해 2주 전부터 잔디 정리에, 차양막, 파라솔 등 완벽 준비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등쌀에,
시집 못 간 고모는 살 수가 없다.
튼튼이네는 튼튼맘이 늦게 합류해야 할 것 같다며 튼튼이 부자를 태워 갔으면 하는 전화였고, 콩이네는 바베큐엔 술이니, 한 대로 가자며 데리러 오겠다는 전화였고, 엄마는 장 볼거리가 많다며 미리 와달라는 전화였다. 그렇게 세 집에서 번갈아가며 두 세 통씩 해대는 것이었다.
노처녀는 노처녀로 외롭게 살면 안 될까?? (철없는 고모 생각)
결국 좋아하는 술을 포기하고, 튼튼이 부자와 엄마를 태우고 워터파크의 꽃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아이를 데리고 마트 안에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시간이 촉박해 튼튼이와 나는 차 안에서 대기 중이었다.
"고모, 얼마나 기다려야 돼? 빨리 물놀이하고 싶은데..."
튼튼이는 안 그래도 급한데 기다리기까지 하려니 조바심이 나는 모양이었다.
"할머니랑 아빠가 아직 맛있는 걸 더 사야 하나 봐."
"힝!! 빨리 가서 물놀이하고 싶은데!" 튼튼이는 말 울음소릴 내며 지루해했다.
"그럼, 튼튼이 노래 한번 해볼래?"
"노래??"
"노래 부르면 할머니랑 아빠 금방 올 거야."
"고모, 내 노래 들으려면 백만 원 내야 해."
"응? 튼튼아, 뭐라고?"
"백만 원 내면 부를게."
속된 말로 헐~!이다.
"튼튼이 너, 백만 원이 얼마 큼인지 알아?
"아니, 몰라." 튼튼이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엄마 아빠가 편의점을 해서 그런지 튼튼이는 물건을 사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거는 안다. 그리고 노란 돈이 제일 좋은 돈인지도 안다. 그래서였을까? 원하는 걸 갖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한다는 걸 말한 것일까?
아직도 튼튼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마트에 간 할머니와 튼튼이 아빠가 돌아와 물어보지 못하고 대화가 끝이 났기 때문이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분명 미스터 트롯을 애청하는 튼튼이가 그들이 하는 대화를 들었을 것이다. 그랬더라도 이제 슬슬 튼튼이와 콩 남매에게 경제 교육을 시킬 때가 온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세 녀석만의 워터 파크가 시작되었다.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재잘재잘 떠들어 댔다.
비록 백만 원이 얼마 큼인지 알진 못하지만,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열창하며 신나게 웃고 떠들어댔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동안 어른들은 고기를 굽고 건배를 했다.
어느새 아가들이 자라, 우리들끼리 먹고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우스갯소리로 튼튼이와 차 안에서의 이야기를 했다.
"지가 임영웅이야??? 허허허!"
임영웅 왕팬인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