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었지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콩이가 감기가 걸렸는지 뛰고 놀지 못하고 베개와 이불을 거실로 끌고 나왔다.
"고모, 고모도 같이 눕자."
콩이와 둘이 마주 보며 누워 기분 좋은 대화를 시작했다.
"콩아, 어디 아파? 피곤해?"
"아니, 그냥!"
"그래? 그냥 오늘은 누워서 놀고 싶어?"
"응, 고모, 우리 저번에 했던 거, 이어서 이야기하기 놀이, 그거 하자."
"이어서 이야기 하기? 아. 그거"
콩이는 얼마 전 한번 한 놀이를 기억하며 하자고 제안했다.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아가들에게 하나하나 해주다 보니 알고 있는 옛날이야기가 바닥이 나 돌아가며 이야기를 지어보자고 했던 것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음, 그럼 고모가 먼저 할까?"
"응!"
콩이는 기대에 찬 듯 눈을 반짝이며 신나 했다.
창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 비가 봄비는 아니지만 '어느 날 촉촉한 봄비가 내렸어'로 운을 떼었다.
그리고 콩이는 부모님 댁에서 신나게 잡고 놀던 아가 달팽이와 사마귀 아저씨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나는 그 달팽이와 사마귀 때문에 미칠 것 같다. 한 번은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발등이 간지러워 보니, 콩이가 사마귀를 내 발등에 올려놓고는 날 올려다보며 씩 웃는 것이었다. 가시나가 고모가 사마귀를 무서워하는 줄 알고 난 후 장난이 더 심해졌다.
아무튼 우리의 동화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느 날 촉촉한 봄비가 내렸어.
그래서 아가 달팽이는 기분이 좋아 산책을 나왔지...
그런데 아직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은 물웅덩이에 미끄러져 쓩하고 날아 어디론가 떨어졌지..
그 속은 잔디 풀숲이었어..
아가 달팽이는 다시 일어나려는데, 누군가 다가오는 걸 느꼈어.
그건 바로 사마귀 아저씨였어..
사마귀 아저씨는 아가 달팽이를 보고 실망스러운 듯 말했어.
"에이, 아가 달팽이구나. 난 또 개구리인 줄 알았네."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가야... 너 여기서 뭐하니?"
"아저씨, 저는 산책을 나왔어요."
"흠, 나 같은 사마귀한테 잡아먹히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렴."
"와! 아저씨, 아저씨 더듬이가 너무 멋져요."
"아가야... 여긴 위험한 곳이야. 어서 엄마한테 가렴."
사마귀 아저씨는 아가 달팽이에게 주의를 주고 다시 가던 길을 가버렸어.
아가 달팽이는 사마귀 아저씨의 멋진 더듬이가 신기했어. 그래서 쫓아갔지.
아무리 쫓아가도 아가 달팽이가 사마귀 아저씨를 따라갈 수 없었어.
"흠.. 사마귀 아저씨가 너무 빨라. 따라갈 수가 없잖아."
아가 달팽이는 가만히 생각을 했어.
"아. 그러면 되겠다."
아가 달팽이는 자신의 목을 움츠려 달팽이집 안으로 밀어 넣었어. 그리고는 사마귀 아저씨가 간 쪽으로 몸을 힘차게 굴러 데구루루 구르기 시작했어.
아가 달팽이는 굴려서 어딘가에 탁 걸려 서게 되었지.
그건 다름 아닌, 사마귀 아저씨 엉덩이였어.
사마귀 아저씨는 자기 엉덩이에 뭐가 와서 걸리자 뒤를 돌아보았지.
그때 아가 달팽이가 얼굴을 빼꼼 내밀어 인사를 했어.
"사마귀 아저씨, 아저씨 더듬이가 너무 멋져요. 제 더듬이랑 바꾸실래요?"
콩이는 아가 달팽이가 쓩하고 날아가는 부분에서부터 웃어주기 시작했다.
까르르까르르 웃는 소리와 표정이 너무도 예뻤다.
설거지를 하다 사마귀를 피해 식탁의자로 올라가는 일이 비일비재 해졌지만, 콩이와의 시간들은 문득 미래의 어느 날,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었지 그리워하게 될 것같다.
그리고 그 날, 콩이와 나는 아주 근사한 동화 한 편을 지었다.
집에 돌아와 콩이와 지은 동화를 재빠르게 타이핑을 해두고, 그 느낌을 콩이맘에도 전달해 주었다.
맙소사! 콩이맘은....
위트와 재치를 겸비한 감동 파괴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