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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야 Dec 30. 2020

방송인들만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발표하란 법이 있나?

이 상을 받기까지 나에게는 많은 조력자들이 있음을... 

연말이 되면 각 방송사에서는 연예대상, 연기대상을 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 

1년 동안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던 방송인들에게 잘했노라고 상을 수여하는 것이다. 그러면 수상자들은 상을 받으며 수상 소감을 발표한다. 그동안 어떤 마음이었고 어떻게 임했는지, 그리고 누구누구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으로 소감 발표를 마무리한다.

매년 보는 것이지만, 볼 때마다 그들이 부러웠다.


참 좋겠다. 그들은...

일반인들은 1년 동안 잘 지냈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볼 기회가 없다. 본인이 조용히 마음을 잡고 생각해보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해도 잘했다 상은커녕 칭찬해줄 사람도 없다.

치. 방송인들만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발표하란 법이 있나?

나도 나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수상소감을 발표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0 베스트 근면상! 수상자는???


코로나 19로 엉망이 된 2020년, 나름 잘 지낸 것 같다.

벌써 1년을 지내고 돌이켜보는 시간이 왔다. 작년 요맘때쯤 나는 새로운 수첩에 미션들을 적어 놓았었다. 그것으로 인해 돈을 벌었다거나, 무언가를 이룬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2020년이 밑거름이 되어 21년에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정해진 시간에 글쓰기 미션 1은 브런치에 수요 연재로(엉터리 같은 글을 쓰긴 했지만) 글에 대한 열정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제 어떻게 해야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도 깨닫게 해 주었다.

한 해동안 48개의 글을 썼고, 가끔 수요일을 지나 목요일에 서둘러 글을 올린 적은 있어도 빠트리진 않았다.

꾸준한 요가로 반려 운동(?) 만들기 미션 2는 아쉬움이 남지만, 꾸준히 3개월을 넘기고 이젠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다시 코로나 19로 인해 일주일 정도 휴원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그동안 서툴게 배운 가락으로 거실에 요가 매트를 깔았다. 꿈틀꿈틀 애벌레 한 마리가 되어 남들은 웃지 못할 동작이지만 나로선 열심이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난 나에게 베스트 근면상을 수여하고 싶다. 한 해동안 수고 많았고, 감사했다고.

그리고 이 상을 받기까지 나에게는 많은 조력자들이 있음을, 그리고 그들에게 이 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무료한 나의 일상에 많은 글감을 줬던 콩이와 까꿍이, 그리고 튼튼이,

최측근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며 대화로 내가 생각할 여건을 만들어주시고 글 쓸 때마다 조용히 커피를 내밀어주시던 배 과장님,

퇴근길에 꼬박꼬박 전화를 해 글을 썼는지, 요가 갈 건지 체크하는 감시자, 예쁜 그녀

그녀는 나의 사소한 감정까지도 체크하는 감정 트레이너라고 할 수 있는데 때론 무섭기까지 했다.

그리고 정 샘, 정 샘은 나의 글을 잘 읽어주며 나로 하여금 잘하고 싶게 하는 숨은 조력자였다. 나에게 전화하기 전에 요일을 먼저 체크한다는 그녀는 글을 읽고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컨펌하곤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없이 나로 하여금 그래도 나는 작가다라는 마음을  놓치지 않게 해 준 오버쟁이 그녀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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