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종종 나를 그렇게 소개한다. 소개가 끝나면 엉거주춤한 공연으로 무대를 마친 사람에게 보내는 박수처럼, 예의와 호의가 담겼지만 소리가 어색한 말이 뒤따른다. '꾸준한 게 더 대단해요', '성실이 너의 가장 큰 무기야', '의지력이 정말 대단한 거야. 그 어느 재능보다 뛰어나'와 같은 말들이 그렇다. 의도는 정말이지 감사하지만 먼 나라의 소식을 듣는 것처럼, '나'라는 인간을 좋아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깊게 와닿지 않는 말들이다.
실제로 '나'라는 인간이 한 명 더 존재하는 것처럼 혐오가 잔잔해지지 않을 때, 같은 나의 모습을 두고 '묵묵히'라는 표현을 듣게 됐다. 그리고, 그 말이 날 설명하기에 퍽 알맞다고 느꼈다. 꾸준함, 성실함, 의지력과 같은 단어와 문장들은 도둑 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나'라는 인간을 결국 칭찬하는 꼴 같았기에, '나'라는 인간을 너무 드높이지 않으면서도 쉽게 공허함을 느끼는 또 다른 내게 넌지시 지나가며 위로하는 말이, 바로 '묵묵히'였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수많은 단어들이 있고, 사람도 그렇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가까이하다 보면 단어들이 내뿜는 향과 웃음이 모두 다르다. 사람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