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뜰에
남천(南天)이 서 있다
눈이 와도
잎은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녹색은 숨을 쉬고
황색은 물러나며
갈색은 낮은 곳에서
겨울을 받아들인다
지나간 날과
버리지 못한 생각이
붉은 잎으로
한 몸 안에 섞여 있다
바람에 흔들리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 자리
겨울은
모두를 지우는 시간이 아니라
각자의 색을 끝내 남겨두는 계절
남천은
그 깊은 사실을 한 나무 안에
겹겹이 쌓아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