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자라기 위해서가 아니라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아래로 간다
빛이 닿지 않는 쪽으로
바람의 기록이 없는 곳으로
돌을 만나고
물의 온도를 통과하며
굽는다
흙 아래에는
이유가 남지 않는다
설명은 위에서만 작동한다
그래서 뿌리는
방향을 선택하지 않고
조건에 반응한다
의심은
그 지점에 오래 머문다
더 내려갈 수 있는지
여기서 멈추는지
대답 대신
뿌리는
더 낮아진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풀잎이 흔들리듯
흙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뿌리는
놓는 쪽을
선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