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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선생 Nov 15. 2022

草선생

- 책 말미에

山에 대한 책을 출판하는 지인의 간청으로 책 말미에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그곳에 왜 가는가…

우리 땅 구석 구석 부처님 계시는 山寺로 뻗은 고즈넉한 산길, 나지막한 십자가, 예수와 성모 마리아… 죄 많은 者를 따스하게 품어주는 소박한 능선, 지천으로 서성대는 나무와 흐르는 개울, 높다란 봉우리에 걸린 흰 구름, 깎아지른 절벽 아래 노송의 무리들, 주변에 머무는 사람과 사람들, 나 그곳으로 들어가 자연에 몸과 마음을 정화하리…


운율로 엮은 서정적 삶의 궤적


山愛, 그대가 가고자 한 어디든 발로 밟으며 함께 또는 홀로 사랑이라는 마음을 품고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또 아래로 향하는 걸음을 반복하며 곳곳에 자리한 산을 품은 사람, ***님


어느 한 곳을 지날 때 마다 막힘을 뚫으려 넓직이 가슴을 열어부치고,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그의 고백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한 인간의 軌跡을 따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즐거움과 때론 서글픔이 동시에 마음으로 새겨지는 소중한 울림을 들었습니다.

      

약 30년 이상의 고단했던 삶의 모든 것, 노력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홀로 간직한 굴곡의 心想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감회가 남다를 것이며 또한 책이 완성되어 손에 쥐어지는 순간은 만감이 교차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대 인생의 고비고비를 어느 누가 이런저런 말로써 평가할 수 있겠냐마는 오직 한 사람, 평생을 옆에서 지켜온 부인만은 그 진정성을 한없이 공감할 것입니다.


언제, 어느 장소, 어떤 글이든 순간의 진실을 촘촘하게 써 내려간 지난 모든 기억들... 잔잔히 되돌아보면 절절한 사연이 그려지기도 할 것입니다. 젊었던 시절 그리고 현재와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보낼 부부의 애틋한 情도 이토록 귀중한 글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것입니다.


인생은 꾸준함과 인내의 결실이라는 교훈이 책 모든 곳에 배어 있고 그러한 진심이 지인을 포함한 모든 독자들에게 전달되리라 생각합니다.


크고자 아니하므로 크게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산에 대한 사랑을 무한정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의정원은 누구에게도 불평불만(不平不滿)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찾는 이에게 언제나 행복이란 선물을 안겨다 준다. 나의 정원은 내가 먼저 버리지 않는 한 나를 버리지 않을 영원(永遠)한 친구(親舊)이다.”


늘 변함없이 거기에 머물면서 행복을 주기만 하는 산에 대한 애정은 저자에게 부모자식과 같은 꼴이었습니다.


노자 도덕경에

“참으로 위대한 것은 모든 것을 낳아서 키우되 그 어느 것도 버리지 않고 모든 것을 이루되 그 공을 차지하려 들지 않고 모든 것이 그 품에 돌아와 깃들지만 그것들을 제 것으로 소유하지 않고, 얼핏 보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고 아무런 공도 없는 것 같지만 그러기에 위대함을 이룬다. 스스로 커지려 하지 않으니 크니 작으니 하는 데 마음을 주지 않는 거라, 그런 까닭에 그 위대함(大)을 이룬다”라고 했는데 곧 그 말씀은 우리 곁에 늘 머무는 “메 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긴 세월을 꿋꿋하게 한편으로는 미련스럽게 부지런함과 정직을 모토로 지금까지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살아온 ***님의 노고에 다시금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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