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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선생 Nov 15. 2022

草선생

- 파스타 면을 삶으며


브런치카페 어썸 그라운드를 직접 운영한 지 1년이 다되어간다. 코로나로 임차인이 더 이상 재계약이 불가하다고 말씀하셔서 아내와 함께 덜컥 맡았는데

참으로 아뿔사이다. 도통 장사라는 직업을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거니와 손님을 대상으로 음식을 만들어 판다는 행위가 얼마나 번거롭고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어야 함을 우리 부부 둘 다 너무도 몰랐던 것이다. 아주 아주 맹탕이었다.


밑반찬 준비, 다양한 소스 만들기, 고기류 다지기, 각종 채소 등 사전 준비물이 수십 가지라 한 동안 진실로 꺽꺽 울면서 날밤을 새었다.


어느덧 1년, 손님이 주문하시는 메뉴에 맞도록 이것저것 준비하고 완성된 음식을 전달하는데 3~4인분이면 15분을 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섰으니 강산이 변할 지경이다.


여하튼 식당 주인으로 일단 거듭나는데

간신히 입성하였으니 천만다행이다.


그와중에 틈틈이 쏜살같이 읽어왔던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4권이 마무리되어간다.


지난 5개월을 되돌아보면 압도적 매력을 휘어잡는 최고의 인물은 역시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뽑을 수밖에 없다. 예지력, 대담, 용기와 친화력, 돈과 권력 그리고 욕망, 여성들...


최애 부하를 향한 "블루투스 너마저"라는 영웅의 한 마디는 모든  인간사가 압축되어 다소 헛헛함을 떠올린다. 현재의 삶에도 뼈아프게 적용되는 역사의 반복이란 허무를 마음 깊이 꽂아 내린


12월 읽을 책

남아있거나 또는 사라진 모든 것들이 몸속 어딘가에 축적되기를...


ㆍ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합본 : 2018년 발행)

ㆍ애도일기 ㅡ 걷는 나무

ㆍ디디의 우산 ㅡ 창비

ㆍ린치핀 ㅡ 라이스메이커

ㆍ쇼코의 미소 ㅡ 문학동네

ㆍ역사,이이화 ㅡ 열림원

의 삶, 한 귀퉁이라도 그 반경을 넓혀가자. 비탈에서 기우뚱 않도록 단단해지자. 올리브유에 면을 볶으며 가스불을 적당히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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