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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선생 Nov 12. 2022

草선생

- 모기와 조울증(Manic depressive disorder)


태양이 비스듬히 누울 즈음 조울이 쏟아진다

모기는 충실한 조력자,

쭉 뻗은 날개 입술 침 목덜미 향하고

가려움은 흡혈(吸血)로 안타깝다


귓불 앞 요란한 굉음

두드러기 낭자한 붉은 볼

深淵에 든 밤, 잎새들 에메랄드 빛을 발한다


이팝나무 향기 창을 뚫고 우울은 중력을 누르며 상승한다

두릅나무 온몸으로 땀 흘리니 멀리 바람은 어둠 떨구네


겹눈에서 발하는 붉은 광채

꼬리는 부르르 좌우를 떨며

동시에 조증이 튀어 오르고 회초리 허공에 춤을 춘다


어슴푸레 햇살 잔잔한 새벽녘

물 수제비 뜨며 미끄러지는 소금쟁이여

웅덩이 유영하는 성충의 알알을 씹어라

음울한 모기 더듬이 산산히 부러뜨려라


시간은 순환하고

찬 서리 내릴 즈음,

피 흘리고 당당하게 추락하는 존재여


自然은 生死 속에 이리도 고요한가

저절로 생겨난 것, 좀처럼 알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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