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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rekim Mar 31. 2019

한국 영양제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앞선 글에서 한국 영양제 시장의 산업성숙도가 결코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성숙도가 낮은 것은 짧은 업력 탓이기도 하지만 성숙화 과정의 속도 자체가 느린 탓이기도 하다. 왜 건기식 업계는 성숙화가 더딜까


근본적으로 소비자의 정보부족이다.


좋은 제품과 적정가격을 판단할만한 충분한 정보를 소비자가 지니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문제이다.


서비스나 제품을 평가하거나 판단할만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전문가에 대한 필요가 발생하는데,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양자간 의존도는 상승한다. 높아진 의존도는 재무적 가치를  발생시키고 이는 일부 전문가의 사익추구를 부추긴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유인수요가 증가한다. 이후 수요 유인전략이 점차 고도화되감에 따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비지니스모델이 탄생한다. 이렇게 탄생한 모델은 점차 정형화되어간다.


한국의 영양제 시장의 외연확장은 위에서 언급한 비지니스모델이 반복/강화 되어온 결과이다.


이같은 과정은 필연적으로 시장을 신비화 시킨다. 시장이 신비화 된다는 것은 시장의 내적 관련이나 본질이 은폐된다는 것이다. 즉 시장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타당한 내용과 기준들을 소비자들이 쉽게 알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소비자의 정보부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일수록 재무적성과가 증대하는, 다소 기이한 산업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르냐와 상관없이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건기식 시장이 영영 신비화된 영역으로 남진 않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big player들이 시장을 과점해감에 따라 가격과 품질의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이 경쟁과정이 전체 플레이어들의 이익률을 단기적으로 감소시킬지라도 과점결과에서 오는 사후적 이익이 이 같은 표준화 과정을 부추기기에 충분한 것이다. 때문에 가격이나 품질과 관련된 객관적 기준들은 경쟁을 통한 과점과정을 통해 비교적 명쾌하게 합의될 것이다.


다음 이유는 소비자의 정보부족을 대신 해결해주는 중간자의 속출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정보불균형을 해소해주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서비스와 기업이 등장한다는 의미이다. 화해와 같은 성분분석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건강기능식품 또한 건강한알 같은 성분분석 중심의 서비스가 상용화되었다. 갈수록 효과적인 수단을 지닌 중간자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 과정을 통해 산업의 탈신비화가 가속될 것이다.


이같은 구조적 흐름에 힘입어 탈신비화 경향이 강화될 것이지만 여전히 현재의 업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건기식산업의 출발이 되는 영양학 자체가 여전히 미지의 분야에 가깝다는 것도 큰 이유이지만, 애초에 소비자들이 합리적 이유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작지 않은 이유다.다시 말해 시간이 갈수록 고도의 감성적 수단이 필요하단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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