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rekim Mar 31. 2019

한국 영양제시장은 얼마나 치열한가?

내수시장 중 구조적 성장이 예견되는 시장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그중 가장 유력한 시장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일 것이다. 물론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치열한 경쟁과 나름의 어려움을 토로할테지만 객관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아직까지 꽤 느슨한 시장이다.


느슨하다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층위에서 설명될 수 있다.


1. 인적자원


비전문가가 전문가와 경쟁해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되는가가 해당 산업의 인적자원의 질을 설명한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압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만큼 인적자원의 절대 수준이 낮고 역량수준에 대한 표준화가 미진하다는 의미다. 성장이 정체한 인력들의 잔존문제는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이니 차치하더라도 양질의 인재유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물론 산업이 지닌 매력도가 사회전반에 표현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2. 가격과 이익의 차원


건강기능식품 주요 플레이어들의 영업이익률은 다른 산업에서 찾기 어려울 만큼 높은 편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건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주요 플레이어들이 과점을 통해 이익안정성을 증가시켰거나 산업성숙도가 낮은 탓에 가격 표준화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거나.


전자의 경우에 대해서는 특별히 설명할 것이 없고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만 몇 자 더해본다. 성숙도가 낮은 시장의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과 나쁜 제품을 구분하는 기준 뿐만아니라 특정 제품의 적정가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지 못한다. 소비자들이 제품과 시장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체화하는 과정은 시장의 빅 플레이어들의 경쟁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좋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가진 기업이 소비자들에 의해 채택되고 그 채택의 결과가 제품군에 대한 기대가격을 형성한다. 당연히 기대가격을 상회하는 제품은  가격저항에 부딪힌다. 이 반복된 feedback loop를 통해 시장은 표준화된 가격과 품질에 대한 기준을 갖춰가는 것이다.


 별다른 qualificaion이나 지대효과 없이도 고가격정책으로 채산성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건강기능식품 산업에는 수두룩하다.


3. 로컬의존도


로컬의존도는 간단히 말하면 개별 국가단위에서의 경쟁이냐, 세계단위의 경쟁이냐이다. 모바일폰이나 디지털카메라처럼 국가단위를 벗어나 여러 다국적기업의 제품이 국내에서 경쟁하는 경우는 로컬의존도가 낮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영양제 시장은 점차 로컬의존도를 상실하게 될 것이나 여전히 로컬의존도가 높은 시장이다. 국내산업에 해외업체가 미치는 영향이 낮은 이유는 아주 기본적으로는 식약처의 regulation에 의한 진입장벽이 있을 것이고 미시적으로는 로컬 지부 확장의 부족에서 오는 배송 및 사후처리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물론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로컬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으나 현상태로만 놓고 볼때 여전히 다른산업에 비해 느슨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업계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데 10년만 일찍 이 시장을 알았더라면.. 하기에 하는 말이다.


여전히 사정이 낫지 않나 싶다. 물론 다른 업계에 비해 그렇다는 이야기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 영양제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