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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나뭇가지 May 17. 2022

봄편지



봄편지 



지난 늦가을이 부친 편지가

한편에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차마 뜯어보지 못한 마음입니다  

   

물속에서 겹쳐진 나뭇잎에도

잎맥마다 필체가 빼곡합니다     


넌지시 들여다보는 낮달은 소인(消印)입니다

우편낭 같은 구름이 부려놓는 오후,

나도 수취인불명이었다는 걸 알아갑니다  

    

힘겹게 오르던 언덕도 어른이 되어보면 평지이듯

어리숙한 내게도 사나흘의 기다림이 필요했던 걸까요

    

떨어지는 모든 것들이 편지였습니다

마당에도 못에도 쌓여가는 사연입니다   

  

나뭇잎 대신 가지마다 별이 찍히고

철 지난 안부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화르르 타오르기 전에

밖으로 나가 봄을 마저 읽을까 합니다     


*스토리코스모스 신인공모 당선작 3 (2022.3.)

https://storycosmos.com/genre/01_view.php?no=174&sort=default&gs=2&qa=&aa=&quantity=&author_type=2,&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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