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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나뭇가지 May 16. 2022

붉은병꽃나무

붉은병꽃나무    



무덤가 옆 외따로이 나무 한그루 서있습니다

병 깊은 그가 떠난 뒤

나무가 되어 돌아온 기별  

   

인사도 없이 서둘러 갔지만

꽃잎은 남겨진 자들에 대한 배려처럼

붉습니다     


일 년이면 다시 일어설 거라던 약속이

손가락 걸 듯 가지에 곱뜨려진 것일까요   

  

입술 깨물며 눈물 삼키던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던 눈빛,

나무마다 일일이 열려있습니다  

   

지난 봄 당신이 손질해준 가지에

향기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꽃 진 자리가 꽃인 양

꽃자루 붉게 차오를 때면

당신 잇몸인 듯싶어 

유월도 구름 드러내고 웃어줍니다


병이 꽃이 되었으니

당신이 오신 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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